매일던지고픈 질문 하나 (7)

새싹 그리고 낙엽은?

by 이 범

새싹과 낙엽 사이

봄날, 가지 끝에서 연두빛 새싹이 고개를 내민다. 겨울의 차가운 기억을 뚫고, 세상을 향한 첫 인사를 건네며, 작고 여린 몸으로 햇살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생명은 시작된다.

그리고 가을, 한때 푸르렀던 잎들이 붉게, 노랗게 물들어 바람에 몸을 맡긴다. 천천히, 천천히 흙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은 마치 오래된 연인의 작별처럼 애틋하다.

새싹과 낙엽.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 그 사이에 사랑이 있다.

사랑은 늘 새싹처럼 시작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툰 손짓으로, "당신"이라는 세계를 처음 만나는 그 떨림. 모든 것이 신선하고, 모든 순간이 기적 같았던 그때. 우리는 서로의 눈빛에서 봄을 발견했다. 살짝 스치는 손끝에서도, 짧은 침묵 속에서도, 우리는 자라나고 있었다. 새싹이 햇살을 먹고 자라듯, 우리의 사랑도 작은 미소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무럭무럭 커져갔다.

여름이 왔다. 사랑은 한창이었다. 무성한 나뭇잎처럼 우리의 시간은 빼곡했고, 짙은 녹음처럼 우리의 감정은 깊어졌다. 그늘을 만들어주고, 비를 막아주며, 서로에게 안식이 되었던 계절. 우리는 영원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계절은 돌고, 세월은 흐른다.

어느새 가을이 왔다. 사랑은 서서히 색을 바꾸기 시작했다. 연두빛 설렘은 깊은 주황빛 익숙함으로, 다시 붉은빛 그리움으로 물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이제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처음의 뜨거움이 아닌, 오래 우려낸 차 같은 깊이가 있었다.

그리고 낙엽이 진다. 바람에 몸을 맡긴 채, 하나씩 둘씩 떨어지는 잎들. 어떤 이별은 그렇게 온다. 갑자기가 아니라, 천천히. 한순간이 아니라, 계절 내내. 우리가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는 이미 작별을 시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낙엽은 끝이 아니다.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이다.

떨어진 낙엽은 흙이 되어 나무에게 양분을 준다. 그 양분으로 다시 봄이 오면, 새로운 새싹이 돋아난다. 끝난 사랑도 그렇다. 그것은 우리 안에 남아 우리를 키운다. 아픔도, 기쁨도, 그리움도 모두 양분이 되어, 우리는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된다.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된다.

사랑했던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낙엽처럼 우리 안에 쌓여, 언젠가 올 새로운 봄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또 사랑할 수 있다. 새싹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새싹과 낙엽 사이, 그 순환 속에 세월이 있고, 세월 속에 사랑이 있다.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이듯,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사람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헛되지 않음을, 낙엽은 알고 있다. 새싹도 알고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계절에 있지만, 같은 나무에서 태어났고, 같은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우리의 사랑도 그렇다. 시작과 끝이 다른 것 같지만, 결국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새싹의 설렘도, 낙엽의 그리움도, 모두 사랑이 우리에게 남긴 계절의 흔적이다.

바람이 분다. 또 한 장의 낙엽이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안다. 저 나뭇가지 어딘가에, 이미 다음 봄의 새싹이 꿈틀대고 있다는 것을. 그것이 우리가 사랑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끝은 또 다른 시작이고, 이별은 다음 만남을 준비하는 시간이니까.

새싹과 낙엽 사이, 우리는 오늘도 사랑한다.

월, 화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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