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서재 (29)

변화의설렘

by 이 범

“이 책장… 여기서 빼야겠어요.”

리모델링을 맡은 디자이너가 말했다.

소연은 책방 구석에 있던 오래된 책장을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얹었다.



“이 책장… 제가 처음으로 정리했던 곳이에요.”

준혁이 다가와 말했다.

“그럼, 새 공간에도 꼭 다시 놓자.

우리의 시작이 담긴 자리니까.”


책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갔다.

벽이 새로 칠해지고, 조명이 바뀌고,

책장들이 더 넓고 밝은 구조로 재배치되었다.


소연은 설렘과 동시에

조금의 아쉬움도 느꼈다.

익숙했던 공간이 사라지는 듯한 기분.

하지만 그 변화 속엔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여백이 있었다.


“준혁아.”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이 공간이 바뀌어도

마음은 그대로일 수 있을까?”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소연아, 공간은 바뀌어도

우리가 함께 만든 분위기는 남아.

그건 벽이 아니라, 우리 사이에 있는 거니까.”


그 말에, 소연은 조용히 웃었다.

밖은 봄 햇살이 부드럽게 퍼지고 있었고,

책방 안엔 공사 소리 사이로

잔잔한 음악이 흘렀다.


그날, 두 사람은

변화의 설렘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단단히 붙잡았다

월, 화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