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길의 약속(1)

붉게 물든 재회

by seungbum lee

붉게 물든 재회


​매년 가을, 혜원에게 낙엽으로 붉게 물드는 공원 길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5년 전, 그 길에서 그녀는 첫사랑 강민을 떠나보냈고, 그 후로 가을은 그녀에게 아련한 추억과 그리움의 계절이 되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붉은 단풍잎들이 길을 수놓았고, 혜원은 익숙한 벤치에 앉아 강민과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했다. 그때, 낯익은 실루엣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거짓말처럼 그 자리에 서 있는 강민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덧대어진 그의 얼굴에는 변함없는 미소가 걸려 있었다. "혜원아."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혜원의 심장을 흔들었다. 혜원은 놀라움과 반가움,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감격에 휩싸여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붉게 물든 단풍잎들이 그들의 재회를 축복하듯 바람에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