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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주택 가격, 이대로 괜찮은가?

OO을 통해 읽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주거의 미래

by 엠에스

<대한민국의 주택 가격, 이대로 괜찮은가?>

— OO을 통해 읽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구조와 주거의 미래


“부동산 가격 상승이 평균 소득을 초과한다면 젊은 세대에게 미래란 없다.”

이 문장은 이제 한국 사회의 감정과 현실을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진실이 되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집값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은 OO이다. OO의 집값은 늘 정책을 비웃듯 오르고, ‘평생 벌어도 아파트 한 채 살 수 없다’는 체념은 이제 과장이 아니다. 조부모와 부모의 재산이 없는 사람에겐 희망이 없고, 열심히 일하는 의미조차 흔들린다. 학군도, 직장도, 결혼도, 주택도, 자산이 없으면 상대적 기회도 가질 수 없는 사회에서 과연 “사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지 “왜 집값이 비싼가”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회를 만들고 있는가?”, 그리고 “다음 세대가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살 수 있는가?”라는 더 본질적 질문이다.


본 글은 OO을 사례로 삼되, 그것을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읽어내고, 정부와 정치권이 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도달해야 하는 미래의 방향은 무엇인지 에세이 형식으로 성찰하고자 한다.


OO은 왜 그렇게 비싼가 — 단순한 지역 프리미엄을 넘어


OO의 집값은 단순히 ‘비싼 동네’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 사회의 구조가 집약된 상징이며, 한 지역의 가격이 아니라 기회의 가격이다.


① 희소한 토지·공급 구조

OO은 이미 고밀도 도시 구조가 완성된 지역이다. 재건축과 재개발은 절차가 까다롭고, 남은 유휴지는 거의 없으며, 교통·상업·교육 인프라와의 결합은 시장에서 희소성을 극대화한다. 희소성은 곧 가격이다.


② 교육·학군이라는 ‘사회적 자본’

OO의 가장 강력한 프리미엄은 교육이다. 학군, 사교육 환경, 명문학교 진학률 등은 OO 집값을 단순한 주거비가 아닌 미래 사다리를 구매하는 비용으로 만든다. 아이의 교육기회가 부모의 경제력에 의해 사실상 결정되고, 이 경제력이 다시 집값을 통해 제도화된다. OO은 그야말로 ‘기회 프리미엄’을 화폐로 환산한 공간이다.


③ 투자·투기 수요의 결합

한국의 주택은 ‘사는 곳’이 아니라 ‘재테크 상품’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OO은 ‘영원한 상승 지역’이라는 신화가 있다. 이 신화는 정책, 금리, 경기 상황과 상관없이 가격 기대를 고착화한다. 어떤 정책이 나오든 “결국 OO은 오른다”는 믿음이 다시 투기 수요를 불러오는 순환이 일어난다.


④ 정책의 반복적 실패와 시장 신뢰 붕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 잠시 움츠러드는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다시 반등했다. 완화와 규제를 오가는 비일관적 정책은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이번에도 버티면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만들었다. 정책의 실패는 OO 프리미엄에 또 다른 프리미엄을 얹는다. 정책조차 넘어서 오른다는 ‘정부 무력화 프리미엄’이다.


⑤ 정치적 이해관계와 지역 기득권의 결합

OO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라 강력한 정치적·경제적 이해집단의 집합지다. 재건축 규제 완화, 용적률 상향, 개발 정보 공개 등은 그 자체로 정치적 지형과 직결된다. 주민들의 영향력, 개발업자와 금융기관의 이해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정치인의 표 계산이 얽혀 있다. 그 결과 OO의 구조적 문제는 건드리기 어려운 ‘정치적 금단의 영역’이 되었다.


요컨대 OO의 가격은 단순한 지역 프리미엄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교육, 정치, 경제, 부동산 문화가 총체적으로 얽혀 만들어낸 구조적 가격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왜 OO 집값을 못 잡는가 —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


많은 국민은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집값을 잡을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어떤 면에서는 냉혹하다.


① 정책 목표의 충돌

정책은 늘 세 가지 목표가 충돌한다.

집값 안정

서민·청년 보호

기존 집주인의 자산 가치 유지

이 세 가지는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 정부가 집값을 내리면 기존 주택 보유자의 반발이 커지고, 이를 무시하면 표를 잃는다. 정책의 핵심은 결국 정치적 비용이며, 정부는 이 비용을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


② 과도한 수도권 집중

교육·일자리·교통·문화가 모두 수도권에 있으며, 그중에서도 OO은 핵심축이다. 이 ‘국가적 수도권 편중 구조’를 손보지 않는다면 집값은 결국 다시 OO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③ 일관성 부족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흔히 ‘시장의 심리’를 무시한다. 정부가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거나, 방향을 뒤집어 완화하거나, 세제를 급격히 바꾸면 시장은 안정이 아니라 불안을 경험한다. 불안은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자’를 부른다. 그래서 오히려 시장은 더 불안정해진다.


④ 개발·정보·인허가 구조의 불투명성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보가 힘이다. 개발 정보가 미리 흘러나오거나, 재건축 구조가 특정 집단에 유리하게 작용하면 시장은 공정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불신은 투기를 낳고, 투기는 가격을 부른다. 이 악순환은 ‘정책 불신 프리미엄’이라는 형태로 가격을 뒷받침한다.


주택가격 해법: 단기·중기·장기 패키지 접근이 필요하다


주택 문제는 단일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가격, 공급, 수요, 금융, 교육, 지역균형, 정치경제의 복합적 해법이 필요하다.


■ 단기(1~2년): 사회적 충격 완화


(1) 청년·신혼부부 주거 안전망 강화

공공임대·준공공임대 확충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

주거비 보조 강화

‘지금 당장 집이 필요한 사람’에게 안전한 주거를 제공해야 한다.


(2) 거래 투명성 확보 및 단기 투기 억제

편법 증여·차명 거래·단기 매매에 대한 강력한 제재

실거래 정보의 일원화·실시간 공개

투기의 온도를 낮추는 것은 장기적 안정의 첫 단계다.


■ 중기(3~7년): 구조 개선


(1) 도심 내 유휴지 개발·용도전환

업무·상업지역의 주거 전환, 국공유지 활용 등으로 공급 기반을 마련한다.


(2) 재건축·재개발 절차 단축

그 과정에서 독점적 이익이 특정 집단에 돌아가지 않도록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한다.


(3) 지방·비수도권의 실질적 경쟁력 회복

교육·의료·산업·일자리를 지방에 배치해야 한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되어야 서울, 특히 OO의 집값 압력이 줄어든다.


■ 장기(10년 이상): 대한민국 구조 재설계


(1) 교육 불평등 완화

학군 프리미엄을 해소하지 않고는 OO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교육 기회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배되어야 주거지 선택이 ‘교육투자’의 함수가 아니라 ‘삶의 질’의 함수가 된다.


(2) 토지·도시 계획의 근본 개혁

용적률, 토지세제, 공공임대 비율을 국가적 장기플랜으로 정비해야 한다. 20년 단위의 도시 계획이 필요하다.


(3) 정치·행정의 투명성 강화

개발 정보, 인허가 구조, 공기업의 사업 과정 등에서 완전히 다른 수준의 투명성이 요구된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것은 “집값 문제”가 아니라 “사회 붕괴의 전조”


OO 집값이 비싼 것은 단지 경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신호등 같은 것이다.

기회는 상층에 집중되고

교육은 자산의 함수가 되었으며

청년은 미래를 잃어가고

결혼·출산은 선택이 아니라 ‘불가능’이 되어가며

노력은 더 이상 계층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주택 가격은 그 모든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거울이다. 만약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집값의 문제는 곧 출산율 붕괴, 청년 이탈, 지역 소멸, 경제 역동성 상실, 정치 양극화로 확산될 것이다. 주거 문제는 곧 국가의 지속성 문제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 국민적 통찰


① ‘주거는 재테크가 아니다’라는 사회적 합의

주택은 개인의 재산이지만 동시에 국가의 기반 인프라다. 집값을 통해 벌어들인 지대 수입이 사회 전체의 활력을 갉아먹는다면 이는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의 손실이다.


② 기회의 평등이 회복되어야 한다

집을 살 수 없다는 좌절감보다 더 큰 절망은 “노력해도 기회조차 없다”는 사회적 체념이다. OO이 가진 기회 독점은 한국 사회의 기초를 흔들고 있다.


③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정책은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불안한 시장은 투기적 수요를 낳는다. 정책은 정부가 바뀌어도 유지될 수 있는 “국가적 약속”이 되어야 한다.


결론 — 우리가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미래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는다


OO의 집값은 단지 부동산 가격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질문이다.

우리는 기회의 사다리가 끊긴 사회에서 살 것인가?

노력보다 출발점이 더 중요한 사회를 계속 만들 것인가?

집을 가진 세대와 가지지 못한 세대 사이의 갈등을 방치할 것인가?

다음 세대의 행복을 외면한 채, 현재 세대의 자산을 지키는 데 급급할 것인가?


OO 집값을 잡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 지역의 가격을 낮추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미래 세대의 기회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현재 세대의 자산 방어에 머물 것인가”라는 선택이다.


대한민국의 주택 가격 문제는 국가의 가치, 철학, 미래가 걸린 문제다.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미래는 우리 편이 아니다.


이제는 용기 있는 정치, 통찰 있는 국민, 장기 전략을 가진 정부가 필요하다. 그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대한민국에서도 집을 갖고, 가족을 꾸리고,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당연한 약속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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