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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도 “결국 없앤다”… 30년 역사 스포츠카 퇴장

by 이콘밍글

포르쉐, 718 박스터·카이맨 단종 결정
입문용 스포츠카, 전동화 물결 속 퇴장
후속 모델 출시는 ‘시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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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카이맨/출처-포르쉐


포르쉐가 자사의 입문용 스포츠카 라인업인 718 박스터와 카이맨의 내연기관 모델 생산을 오는 10월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포르쉐가 전체 차량 라인업의 전동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려진 조치다. 독일 주펜하우젠과 오스나브뤼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던 이들 차량은 해당 시점을 기점으로 완전히 퇴장하게 된다.


포르쉐, 올해 10월 718 시리즈 생산 종료

718 박스터는 1996년 첫 출시 이후 약 30년간 브랜드의 대표적인 엔트리 스포츠카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2016년 4세대 모델 출시와 함께 ‘718’이라는 명칭이 공식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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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박스터/출처-포르쉐


이 차량은 미드십 엔진 구조와 수평대향 4기통 터보 엔진을 통해 고성능과 운전의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강화된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및 사이버 보안 규제를 넘어서기 어려웠다.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포르쉐는 독일 공장에서의 생산 종료 이후 북미와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한동안 판매를 이어갈 계획이나,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2016년부터 판매되었던 4세대 모델은 최근 들어 판매량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퇴장에 이어 전 세계 단종 수순

718 박스터와 카이맨의 단종은 유럽에서 시작됐지만,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미국 모터 전문매체 모터1(Motor1)은 포르쉐 북미 지사 제품 커뮤니케이션 총괄인 프랭크 비스만(Frank Wiesmann)의 발언을 인용해, “4세대 982 시리즈 박스터와 카이맨은 현재 마지막 생산 단계에 있으며 오는 10월 최종 조립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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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박스터/출처-포르쉐


2024년은 해당 모델의 마지막 ‘정규 생산 연도’로, 이 해 총 2만 3670대가 판매되어 전년 대비 15%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5년 1분기에는 4498대로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이는 유럽연합의 사이버 보안 관련 규제와 718 모델 퇴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 종료가 확정된 일반 모델들과 달리, 박스터 스파이더 RS와 카이맨 GT4 RS와 같은 고성능 한정판 모델들은 유럽 규제에서 일부 면제를 받아 한동안 생산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모델들은 소량 생산과 제한된 운행 조건에 해당되어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후속 모델은 전기차, 하지만 ‘중장기 과제’

포르쉐는 718 시리즈의 후속 모델을 전기 스포츠카 형태로 준비 중이다.


이 차량은 2021년 공개된 ‘미션 R’ 콘셉트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포르쉐 CEO 올리버 블루메(Oliver Blume)는 AGM(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해당 차량은 기존 모델보다 역동적인 성능과 순수한 주행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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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카이맨/출처-포르쉐


그러나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량 무게 증가, 주행 감성의 변화 등은 여전히 기술적 과제로 남아 있다. 후속 모델의 출시 일정도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블루메 CEO는 “조용한 스포츠카는 ‘미디엄 텀(medium term)’에 출시될 것”이라고만 밝혀, 실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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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카이맨/출처-포르쉐


한편 포르쉐는 마칸, 카이엔, 파나메라 등 다른 라인업에서도 전동화를 추진 중이며 마칸은 전기차 버전을 먼저 공개한 뒤 내연기관 1세대를 2026년까지 판매하고 단종할 예정이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는 내연기관과 전기차 모델이 일정 기간 공존할 계획이다. 다만, 포르쉐는 기존 전기차 모델에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해 11월 전임 CFO 루츠 메슈케(Lutz Meschke)가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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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8 박스터/출처-포르쉐


이번 결정은 단순히 한 모델의 퇴장을 넘어, 전동화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통 스포츠카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를 수용해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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