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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잘 팔리는데 “한국은 왜 이래?”

by 이콘밍글

“불황에도 안 팔린다” 경차의 이상 신호
작다고 싸지도 않고 혜택도 줄어
이대로면 경차, 도로에서 사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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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 침체 / 출처 : 연합뉴스


“경기 안 좋을수록 경차 잘 팔린다더니, 요즘은 전혀 아니네요.”


작고 저렴해 서민의 차로 불렸던 경차가 지금 도로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불황에도 강했던 판매량은 급감했고, 올해는 아예 연간 판매 7만 대선도 무너질 전망이다.


자동차업계와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경차 등록 대수는 3만 80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8% 줄었다.


경차, 예전 같지 않다…혜택도 가격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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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 침체 / 출처 : 연합뉴스


경차는 원래 실속형 소비자들의 든든한 선택지였다. 취득세와 자동차세 감면, 유류세 환급, 보험료 할인, 공영주차장 50% 할인 등 혜택이 많았다.


작은 차체 덕분에 운전과 주차도 쉬웠고, 연비도 좋아 생애 첫 차나 출퇴근용 세컨드카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경차 대표 모델인 기아 모닝, 레이, 현대 캐스퍼의 가격은 옵션을 추가하면 2천만 원을 훌쩍 넘긴다.


이쯤 되면 가격 메리트가 사라져, 소비자들은 크고 튼튼한 SUV나 준중형 세단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게다가 혜택도 줄었다. 주차 요금 할인은 일부 지역에서 폐지됐고, 유류세나 보험료 감면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불만이 나온다. 결국 ‘작고 싸고 혜택 많은 차’라는 경차의 매력은 점점 빛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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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 침체 / 출처 : 연합뉴스


자동차회사들도 경차에 힘을 빼고 있다. 쉐보레 스파크가 단종된 이후 신차는 거의 없고, 현재 국내 경차는 모닝, 레이, 레이 EV, 캐스퍼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들은 더 많은 이익이 나는 중형 SUV나 고급 세단에 집중하고 있다. 경차는 이익이 적고, 팔리는 수량도 줄고 있으니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다.


해외는 다를까…일본은 여전히 경차 천국

한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아직도 경차가 잘 팔린다. 일본은 ‘케이카’라 불리는 경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를 차지한다.


일본 정부는 경차에 일반 차량보다 3배 가까운 세금 혜택을 주고, 도쿄 등 일부 지역을 빼면 주차 공간 증명도 필요 없다. 여기에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가 맞물려 경차가 실생활에서 활발히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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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 침체 / 출처 : 연합뉴스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해도, 경차를 찾는 수요가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모닝, 레이 같은 경차가 인기다. 특히 1인 가구나 직장인들의 세컨드카로는 여전히 유용하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지금처럼 신차가 없고 혜택이 줄어들면, 경차는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경차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모델을 적극 개발하고, 실질적인 세금 혜택과 소비자 중심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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