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싼타페 하이브리드/출처-현대차
현대차가 싼타페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핵심 부품인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전격 교체하기로 했다.
북미 시장에서 먼저 도입될 이번 조치는 잦은 리콜과 소비자 불만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 예정된 싼타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전통적인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트렌드(MotorTrend)’와의 인터뷰에서 “싼타페와 싼타크루즈에 탑재된 8단 DCT 변속기를 전면 폐지하고,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변속기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습식 DCT로, 기존 건식 클러치보다 높은 허용 토크를 제공하며 유압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현행 싼타페 하이브리드/출처-현대차
그러나 실제 운행에서의 반응은 달랐다. 북미 시장에서 이 변속기는 저속 주행 시 울컥거리는 움직임, 기어 충돌감, 불규칙한 출력 전달 문제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해당 변속기에 대해 수차례 리콜과 보증 수리를 진행했으며 상당수는 전체 변속기 교체로 이어졌다.
반면, 국내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제기되었음에도 아직까지 미국처럼 대규모 리콜이나 무상수리가 진행된 바는 없다.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는 관련 이슈가 일부 접수됐지만, 본격적인 조사나 교체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번 변속기 전환이 소비자 만족도와 차량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터트렌드는 “현대차가 효율성과 빠른 변속을 앞세운 DCT에서, 장기적인 내구성과 운전 편의성을 중시한 자동변속기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현행 싼타페 하이브리드/출처-현대차
DCT는 구조적으로 기계적 연결을 통해 빠른 변속이 가능하지만, 정밀한 제어가 요구되고 특히 정체 구간이나 저속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의 체감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모터트렌드는 “폭스바겐이나 포르쉐처럼 DCT를 정교하게 다듬은 업체들도 있지만, 현대차의 DCT는 이와 비교해 정숙성과 정밀도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싼타페 및 싼타크루즈에 한해 자동변속기로의 전환이 확정된 것이다. 기아는 현재까지 동일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기아 미국 법인 관계자는 “기아는 DCT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며 현대차와는 별도로 전략을 세운다”고 밝혔다. 실제로 기아는 쏘렌토 등 일부 모델에 8단 DCT를 지속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오는 2026년 말 또는 2027년 초에 북미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모델부터는 자동변속기가 기본 탑재되며 디자인 역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행 싼타페 하이브리드/출처-현대차
새로운 싼타페는 기존 랜드로버에서 영감을 받은 외관을 바탕으로 더욱 정제된 디자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면부는 측면에 배치된 주간주행등(DRL)과 4바 그릴이 적용되며 측면은 투톤 수평 몰딩으로 차체가 넓어 보이도록 연출된다.
후면부는 수직형 테일램프와 수평형 브레이크 라이트, 테일게이트로 이동된 번호판, 하이글로시 블랙 트림 등이 특징이다. 하단 범퍼에는 무광 마감 스키드 플레이트가 적용돼 SUV의 강인한 인상을 강조한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함께 기존 1.6리터 하이브리드 엔진도 유지된다. 하이브리드는 기존처럼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한다.
현행 싼타페 하이브리드/출처-현대차
출시 직후 시장 반응이 뜨거웠던 싼타페가 변속기 문제로 불거진 소비자 불만을 잠재우고 신뢰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