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임대업자 수익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의 임대업 상위 0.1%가 지난해 평균 13억 원 가까운 소득을 올렸다는 사실이 국세청 자료에서 드러났다. 전국 평균 임대소득이 1,700만 원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극단적인 격차였다.
세종이나 전북 지역 임대업자가 연간 1,100만 원 정도를 벌어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서울 임대업자의 수익은 무려 10배가 넘는 셈이었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소수의 임대업자는 ‘황금기’를 누린 반면, 무주택 가구는 집을 사기 어려워지면서 전월세 시장에 몰려 주거 부담이 더 커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 임대업자 수익 /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최근 3년간 서울과 지방의 집값 흐름이 정반대였다고 분석했다. 202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집값은 9.6%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특히 서울은 16%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인구 집중 현상이 서울의 수요를 키웠다고 해석했다.
한은은 서울 아파트 가격이 소득·임대료와의 격차에서 위험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주택시장 불균형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서울 임대업자 수익 / 출처 : 뉴스1
서울 임대업 시장의 특징은 공급 부족과 월세 전환이었다. 올해 신규 주택 공급은 3만 7천여 호 수준이지만, 2026년 이후에는 1만 호 안팎으로 줄어들 전망이었다.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수요는 몰리면서 임대료 상승이 불가피한 구조가 형성됐다. 실제로 올해 초 기준으로 임대거래의 61%가 월세였다.
전세 제도가 빠르게 축소되고 월세 거래가 늘어나면서 임차인의 부담은 더 커졌다.
서울 중상급지 빌라의 월세는 1룸이 100만 원대, 3룸은 300만 원대에 달했고, 강남의 고급 아파트는 보증금 수억 원에 월세가 1천만 원을 넘어섰다.
서울 임대업자 수익 / 출처 : 뉴스1
한 전문가는 “지금은 월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20% 전후지만, 월세화가 더 심해지면 OECD 평균인 40~60%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서민층에게는 ‘주거비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주택 가구 비율이 절반을 넘는 지역이었다.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이들이 임대 시장으로 몰리자 임대업자의 수익은 더 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은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면서 결국 임차인이 월세로 떠밀리고 있다”며 “주택 공급 확대와 월세 세액공제 같은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내놓을 대책의 속도와 실효성이 앞으로 한국 사회의 주거 안정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