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 출처 : 연합뉴스
온라인 여행 플랫폼에서 예약한 숙소가 반려동물 동반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막상 가보니 불가능했고, 환불조차 거부당했다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OTA라 불리는 온라인 여행 플랫폼이 여행의 편리한 창구가 된 건 사실이지만, 소비자 피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제는 ‘환불 지옥’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지난해 OTA 관련 피해 구제 신청 건수는 1422건에 달했다. 2021년 241건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6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 출처 : 연합뉴스
올해는 이미 7월 말까지 1350건이 접수돼 지난해 전체 수준에 근접했으며,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까지 고려하면 올해 접수 건수는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해 유형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여행이 막히면서 위약금 반환 요구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정보 제공, 당일 취소에도 부과되는 위약금, 최저가 보장제 미이행 등이 빈번했다고 했다.
소비자들이 환불 문제로 불만을 쏟아내는 사이 숙박업체들도 다른 방식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적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 출처 : 연합뉴스
야놀자와 여기어때 두 플랫폼은 광고비를 내면 앱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상품을 팔았는데, 여기에 소비자용 할인쿠폰을 묶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용되지 않은 쿠폰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야놀자는 계약 기간 한 달이 끝나면 쿠폰을 일방적으로 소멸시켰고, 여기어때는 발급 당일 사용하지 않으면 쿠폰이 바로 사라지는 구조를 적용했다고 했다.
숙박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광고비에 포함된 쿠폰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환급이나 이월이 불가능해 직접적인 금전 손실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쿠폰 소멸 기간이 단 하루라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맞지 않는다”며 환급 등 보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피해 / 출처 : 연합뉴스
공정위는 결국 지난 8월 12일 두 회사에 총 15억 4000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여기어때가 10억 원, 야놀자가 5억 4000만 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OTA는 여행 준비를 간편하게 해주는 도구로 자리 잡았지만, 불투명한 환불 정책과 불공정한 쿠폰 운영은 소비자와 업체 모두에게 피해를 안겼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접수 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공정위까지 제재에 나선 만큼, 이제는 단순한 불만 수준을 넘어 제도적 보완과 사업자 책임 강화가 불가피해졌다.
시장의 성장은 신뢰를 바탕으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플랫폼 업계 전체에 무거운 경고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