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민원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역대 최대인 2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이들을 맞이할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택시 바가지요금부터 언어 장벽, 숙소 부족 문제까지, ‘관광 한국‘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올해 8월까지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이미 123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역대 최대 규모인 20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명동과 홍대 등 주요 관광지는 활기를 되찾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관광객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민원 급증 / 출처 : 뉴스1
야놀자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관광 관련 민원 10건 중 9건 이상이 외국인에게서 나왔다.
2019년 1088건이던 외국인 민원은 지난해 1478건으로 35.8%나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국인 민원은 오히려 줄었다.
불만의 내용은 다양했다. 쇼핑 중 겪는 가격 시비나 환불 문제가 25.8%로 가장 많았고, 부당 요금을 물리거나 승차를 거부하는 택시에 대한 불만도 20%에 달했다.
숙박(16.7%), 공항·항공(10.7%), 음식점(6.4%) 관련 민원이 그 뒤를 이었다. 관광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들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관광객 민원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언어 문제는 가장 큰 장벽이다. 명동 파출소의 한 관계자는 “업무의 70~80%가 외국인 응대”라며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외국인 범죄자는 3만 5천 명에 달하며, 외국인 범죄 피해자 역시 3만 1천 명으로 증가했다.
경찰은 외국어 특기자를 112 상담원으로 채용하고 민간 통역요원을 활용하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숙박 시설 부족 문제도 현실화되고 있다. 감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의 숙박시설 수급 분석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관광객 민원 급증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시는 2026년 숙박 시설이 남아돌 것으로 예측했지만, 감사원의 재산정 결과 오히려 객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예측 실패는 관광객들이 묵을 곳을 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외국인 관광객이 계속 늘어날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외국어에 능통한 경찰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고, 관광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재점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정부의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