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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저금, 고령층 노린 사기에 '분통'

by 이콘밍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수익”…
교묘한 수법에 피해 눈덩이
전문가 사칭, 가짜 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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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사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수익을 볼 수 있다.” 이 달콤한 말에 속아 넘어간 피해액이 최근 1년 반 동안 1조 원에 육박했다.


전문가를 사칭한 온라인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며 서민들의 자산을 노리고 있다.


교묘해지는 수법, “전문가도 당했다”


수법은 날로 치밀해지고 있다. 50대 A 씨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B 씨의 권유로 투자를 시작했다.


B 씨는 손실이 나면 원금을 보전해 주겠다며 A 씨를 안심시킨 후, 특정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설치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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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사기 / 출처 : 뉴스1


처음에는 주식을 추천하던 B 씨는 점차 항셍지수 선물, 나스닥 선물 등 고위험 파생상품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수익이 발생해도 인출을 막고 재투자를 권유했으며, 수수료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냈다.


A 씨가 거래 중단을 선언하자 B 씨는 계약 위반이라며 협박했고, 결국 8개월 동안 700여 차례에 걸쳐 송금한 25억 원을 모두 잃고 말았다.


유명인의 얼굴을 내세운 사기도 활개치고 있다. 또 다른 50대 C 씨는 증권 방송에 자주 나오는 전문가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투자를 결심했다.


영상 속 전문가는 미국 나스닥 선물 거래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했다. 초기에는 수익이 나는 듯 보였으나, 결국 4억 5000만 원의 피해를 본 뒤에야 사기였음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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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사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최근에는 AI 기술을 이용해 전문가의 영상에 음성을 입혀 조작하는 등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원금 보장’ 유혹, 회수는 사실상 불가능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금융투자 사기 피해액은 총 9913억 원에 달한다.


사기 조직은 유령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 계좌를 이용하는 등 점차 조직화, 전문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SNS나 메신저 대화방에서 바람잡이를 동원해 수익을 인증하며 투자를 부추긴다. 이러한 수법에 은행원이나 펀드매니저 같은 금융 전문가마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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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투자 사기 / 출처 :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식적이지 않은 고수익을 보장하거나 원금 손실을 보전해주겠다는 제안은 불법 업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투자를 하기 전에는 반드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을 통해 제도권 금융회사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사기를 당한 후에는 범인들이 즉시 자금을 인출하고 세탁하기 때문에 피해금 회수가 매우 어렵다.


특정 투자 리딩 사기에 대해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지만,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어서 피해 구제에도 한계가 있다.


결국 투자자 스스로가 비정상적인 유혹을 경계하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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