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안 봐줘" 李대통령 발언에 벼랑 끝 서민들 술렁

by 이콘밍글

서민들 살리려고 나온 대출인데
고금리에 연체율 36% 육박…
대통령 ‘잔인하다’ 질타

Pressure-on-low_income-loans-001-1024x576.jpg

서민 대출 연체율 / 출처 : 연합뉴스


가장 절박한 이들을 위해 마련된 정책금융 상품이 오히려 그들을 빚의 수렁으로 밀어 넣고 있다. 저신용·저소득층을 구제하기 위해 운용되는 서민 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36%에 육박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두고 “너무 잔인하다”고 공개적으로 질타하면서, 새로운 서민금융 시스템 개편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벼랑 끝 서민 잡는 ‘고금리 정책자금’의 그늘


정부가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로 내놓은 정책금융 상품의 부실 경고등이 켜졌다.


%EC%84%9C%EB%AF%BC%EA%B2%BD%EC%A0%9C-1-1024x683.jpg

서민 대출 연체율 / 출처 : 뉴스1


서민금융진흥원의 자료에 따르면,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올해 8월 기준 연체율은 35.7%에 달한다. 이는 2024년 말 11.7%에서 불과 8개월 만에 3배 이상 급등한 수치다.


이 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20% 이하, 연 소득 3500만 원 이하 취약계층에게 최대 100만 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지만, 시작 금리가 연 15.9%에 달해 상환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정책 상품인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 역시 같은 기간 21.3%에서 25.8%로 상승했다.


‘대위변제’란 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을 선 정부 기관이 대신 금융사에 빚을 갚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대출자 4명 중 1명 이상이 사실상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는 뜻이다.


“가장 잔인한 영역은 금융”… 대통령, 칼 빼들다


%EC%9D%B4%EC%9E%AC%EB%AA%85-6-1024x745.jpg

서민 대출 연체율 / 출처 : 연합뉴스


상황의 심각성은 지난 9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서민 금융 지원 방안 보고를 받은 뒤, 15.9%라는 금리를 듣고 “가장 잔인한 영역이 금융”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상품에 ‘서민금융’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는 “상한 음식이라도 싸게 사 먹을 자유를 줘야 한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금융기관들이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소위 ‘이자 장사’ 행태를 지적했다.


%EC%84%9C%EB%AF%BC%EB%8C%80%EC%B6%9C-1-1024x573.jpg

서민 대출 연체율 / 출처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신용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낮은 이자로 쉽게 돈을 빌려줘 부동산 투기 등에 사용하게 하면서, 정작 돈이 급한 서민에게는 빚을 못 갚을 수준의 높은 이자를 물리는 것은 모순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강도 높은 비판 직후, 금융당국은 해법으로 ‘서민금융안정기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는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이익의 일부를 출연해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서민금융 재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통령이 ‘이자 장사’를 직접 비판한 만큼,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요구와 함께 출연금 규모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1년에 20만원 손해? 1천만 명이 모르는 '이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