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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몰려온다더니... 2.5조 돈벼락의 허상

by 이콘밍글

정부는 장밋빛 전망, 현장은 ‘글쎄’
중국 경기 침체·반한 감정 ‘이중고’
“단체 관광객만으론 한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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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비자 없이 올 수 있다면 양국 교류가 더 원활해지지 않을까요?” 한국을 찾은 한 중국인 관광객의 기대 섞인 목소리 뒤편으로, 정작 현장의 분위기는 미지근하기만 하다.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 1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무비자 입국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넘어야 할 산은 따로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밋빛 전망과 싸늘한 현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1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침체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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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효과 / 출처 : 뉴스1


한국은행은 중국인 관광객 100만 명이 늘면 관광 수입이 약 2조 5600억 원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08%포인트 오를 것으로 분석하며 기대감을 더했다.


하지만 정책 시행 첫날 풍경은 정부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인천항에 입항한 2천여 명의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기존의 ‘관광 상륙 허가제’를 이용했을 뿐, 새로운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아니었다.


부산과 제주 등 다른 지역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는 감지되지 않아, 관광업계는 “아직 효과를 예단하기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비자 문제보다 더 근본적인 장벽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한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외교적 마찰로 인해 한국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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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효과 / 출처 : 뉴스1


실제로 현지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국 내 반중 시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이러한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방한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털어놨다.


중국의 경제 상황도 변수다. 한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 경제가 좋지 않아 젊은 직장인들은 여행 갈 여유가 점점 없어진다”고 말하며, 무비자 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자 문턱을 낮추더라도, 소비 여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양적 팽창 넘어 질적 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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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저가 단체 관광객의 대규모 유입이 과거의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체 관광객은 개별 여행객보다 씀씀이가 작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상점 위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 내수 진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한국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한 콘텐츠를 개발해 관광객들의 재방문을 유도해야 한다”며 관광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단기적인 유인책을 넘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관광의 매력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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