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영향 / 출처 : 연합뉴스
“분명 작년까지 이 가격이 아니었는데…” 최근 미국 소비자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한숨 쉬는 일이 잦아졌다.
미국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고율 관세 정책이 오히려 자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관세 부과 초기에는 수입업체와 소매업체들이 흡수하던 비용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이제 그 부담이 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국 관세 영향 / 출처 : 뉴스1
최근 미국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 상승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6개월간 오디오 기기 가격은 14%, 의류는 8%, 공구 및 하드웨어는 5% 급등했다.
이 품목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세 인상이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품목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조사기관 ‘텔시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조사 결과, 올해 4월 이후 주요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의류 및 신발 29개 품목 중 11개, 자전거와 식기세척기 등 18개 품목 중 12개의 가격이 인상됐다.
기관의 한 분석가는 “관세가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가구 제조업체 ‘애슐리 퍼니처’는 소파 등 천이나 가죽을 덧댄 가구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발표 직후, 절반이 넘는 제품의 가격을 최대 12%까지 올렸다.
미국 관세 영향 / 출처 : 뉴스1
강철 관세는 통조림 가격 상승으로, 브라질산 커피 원두에 대한 관세는 커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가 세계 교역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세계 무역 시장은 미국을 제외하고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을 기점으로 세계 전체의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2~3% 증가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반면 미국의 수입 증가율은 같은 기간 1%대에 머물렀으며, 특히 관세가 부과된 품목의 수입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는 주요 수출국들이 미국 시장 대신 다른 판로를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관세 영향 / 출처 : 연합뉴스
문제는 관세로 인해 발생한 비용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귀결되는가이다.
한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관세 부담 중 소비자가 진 비율은 30~40%에 불과했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이 비율이 6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이 감당하던 비용이 이제 본격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미국의 관세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