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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반찬 포기하는 서민들, 충격의 이유는?

by 이콘밍글

치솟는 축산 물가
구조적 취약성 경고등
식량 안보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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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 상승 / 출처: 연합뉴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축산물 가격의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한우와 돼지고기 등 주요 육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뛰면서 가계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격 불안정은 단순한 수급 문제를 넘어, 한국의 식량 안보가 근본적으로 취약하다는 구조적 경고등을 켰다.



대부분의 곡물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농축산업의 현실은 국제 정세의 작은 변화에도 곧바로 국민 식탁의 위기로 직결되는 상황이다.


식탁 물가 급등, 한우·돼지고기 가격의 불안한 고공행진


19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산과 수입산을 불문하고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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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 상승 / 출처: 연합뉴스


한우의 경우, 작년 공급 과잉으로 생산비조차 건지기 어려웠던 상황에서 벗어나 이제는 가격이 생산비를 초과하며 비교적 진정되는 추세를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소고기 가격이 전년도 공급 과잉으로 폭락했던 기저효과와 함께 이제야 생산비를 넘어서는 수준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17일 기준으로 한우 안심 1등급은 100g당 1만 4천270원으로 작년 대비 11.8% 상승했으며, 국거리용으로 쓰이는 양지 역시 9.4% 비싸졌다.



돼지고기 역시 삼겹살이 100g당 2천875원으로 지난해보다 6.1%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이는 국내 도축 마릿수와 재고량이 줄어든 동시에 국제 가격 상승과 수입량 감소가 맞물려 국내 수요가 늘어난 복합적인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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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 상승 / 출처: 연합뉴스


더 나아가 국내산보다 저렴했던 수입 축산물마저 미국산 갈비가 평년보다 22.4% 오르는 등 가격 부담이 커진 상태다.


OECD 최하위권 곡물자급률, 위기를 부르는 수입 의존 구조


한국의 축산물 가격 불안정은 식량 안보의 구조적 취약성에서 비롯된다. 농업 생산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축산업은 생산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비가 국제 곡물 시장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을 제외한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의존형 구조로, 특히 축산 사료의 핵심인 밀과 옥수수의 자급률은 각각 1% 미만에 불과하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식량자급률은 OECD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축에 속하는 약 45.8%~49.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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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 상승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수입 의존 구조는 국제 정세의 작은 변화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만든다. 기상이변이나 국제 분쟁 같은 공급망 위기가 발생하면 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축산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직격탄이 된다.



국내 전문가와 식품업계의 70% 이상이 한국의 식량 위기 대응 역량이 미흡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업 혁신과 비축 강화, 근본적 취약성 해소가 핵심 과제


정부는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밀 등 곡물 재배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2,440억 원을 투입하고, 수입 곡물을 대체할 분질미(가루쌀) 개발과 곡물 비축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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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가격 상승 / 출처: 연합뉴스


또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김장철 돼지고기 할인 행사나 ‘한우 데이’와 연계한 한우 할인 행사를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식량 안보를 위해서는 사료 곡물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사료 작물 재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농가 소득 보험과 같은 사전적 경영 안정망을 구축하고 스마트팜 등 첨단 기술 투자를 통해 국내 생산 및 비축 기반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국가적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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