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던 서해의 돌변… 15시간의 추격전

by 이콘밍글

서해 공동어장, 中 놀이터로 전락하나
우리 조사선 나타나자 3척 동원해 포위
불법 구조물 세워 실효 지배 노리는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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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동어장 충돌 / 출처 : 연합뉴스


우리 해양조사선이 서해상 우리 작전 구역에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 중국 해경 함정들이 나타나 길을 막아섰다.



추격전은 무려 15시간 동안 이어졌다. 평화롭던 서해가 중국의 노골적인 야심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다.


서해 한복판에서 벌어진 위협적인 대치


지난 9월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조사선 ‘온누리호’는 통상적인 임무를 위해 서해의 ‘한중 잠정조치수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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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동어장 충돌 / 출처 : 연합뉴스


이곳은 과거 어업 문제로 마찰이 잦자, 2000년 한국과 중국이 함께 고기를 잡고 자원을 관리하기로 약속한 일종의 ‘공동 어장’이다.



그런데 온누리호가 수역에 진입한 지 6시간 만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중국 해경선 한 척이 나타나 온누리호를 따라붙기 시작한 것이다.



곧이어 칭다오에서 급파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 해경 함정 두 척이 추가로 합류하며 순식간에 우리 조사선을 에워싸는 형국이 만들어졌다. 우리 해경도 즉각 함정을 보내 대응에 나섰다.



갈등은 다음 날인 25일 최고조에 달했다. 온누리호가 중국이 불법으로 설치한 양식 구조물 ‘선란 1호’와 ‘선란 2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가자, 중국 해경선들이 마치 길을 막아서는 듯한 위협적인 기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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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동어장 충돌 / 출처 : 연합뉴스


이후 기지로 복귀하는 온누리호와 우리 해경 함정을 무려 15시간 동안 집요하게 추격했다. 한때 양측 함정 간의 거리가 3km까지 좁혀지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양식장’이라더니…곳곳에 알박기 나선 중국


중국이 문제의 구조물을 설치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당시 ‘선란 1호’라는 이름의 거대한 가두리 양식장을 잠정조치수역 내에 무단으로 설치했다.



이후 2022년에는 관리 시설이라며 석유 시추 시설과 비슷한 철골 구조물을, 2024년에는 ‘선란 2호’를 추가로 들여놨다. 올해 초에는 직경 50미터가 넘는 거대한 이동식 구조물까지 포착됐다.



중국은 이 시설들이 모두 ‘심해 양식’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속내는 다른 데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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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동어장 충돌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를 두고 “분쟁이 예상되는 수역에 먼저 구조물을 설치해놓고, 이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경을 상주시켜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회색지대’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도 인공섬을 불법으로 건설한 뒤 군사기지로 만들어 주변국들과 큰 마찰을 빚고 있다.



서해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야금야금 영향력을 넓혀, 결국 잠정조치수역 전체를 자신들의 바다로 만들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의 해양 주권과 어민들의 생존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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