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퍼 일렉트릭/출처-현대차
자동차 시장이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경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수출명: 인스터)이 출시 단 3개월 만에 5000대 이상 판매되며 소형 전기차의 가능성을 새롭게 입증했다.
여기에 기아의 EV3도 소형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며 전기차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이들 차량의 인기를 이끄는 요인으로는 뛰어난 상품성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 꼽힌다. 캐스퍼EV 프리미엄 모델은 서울시 기준 보조금을 적용하면 23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고, EV3의 스탠다드 에어 트림은 3200만 원대의 가격대를 형성하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3개월 동안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며 5078대의 신차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브랜드 중형 전기차 아이오닉 5(3408대)와 아이오닉 6(1557대)의 판매량을 크게 앞질렀다.
캐스퍼 일렉트릭/출처-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소형 SUV지만 준중형급 실내 공간과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15㎞를 주행할 수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49㎾h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었다.
동급 차량인 기아 뉴 레이 EV가 출시 후 3개월 동안 기록한 2198대를 두 배 이상 초과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주요 구매층은 개인 소비자(77.1%)로, 특히 30대(28.9%)와 40대(37.1%)가 주류를 이뤘다. 남성(64.2%) 비율이 높았으며, 차량 용도로는 자가용 비중이 83.5%로 압도적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출처-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성장과 함께 기아의 EV3도 소형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EV3는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으며, 8~10월 기간 동안 8636대를 판매해 국내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EV3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등 첨단 기능을 갖추고도 합리적인 가격(3995만~4850만 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국내에 이어 유럽에서도 EV3를 출시하며 연간 6만 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EV3/출처-기아
소형 전기차의 약진은 경기 침체 속에서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형 전기차는 내부 공간을 넓히고, 환경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경제성을 갖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특히 기존 내연기관 모델 대비 전장과 전폭, 휠베이스를 늘려 더 넉넉한 레그룸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소형 전기차를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올해 말 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경차가 강세를 보이는 일본 시장에도 진출한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내년 상반기 일본 시장에 소형 전기차를 출시해 판매를 늘리겠다”고 밝히며, 현지 고객 니즈를 충족할 다양한 서비스와 정비망을 완비했다고 강조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출처-현대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전기차의 성공은 현대차·기아 전동화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 경제성과 실용성을 무기로 한 소형 전기차의 돌풍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