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이 vs 초월이 vs 피식이
감쟈가 가을바람이 서늘해지는 시점, 운동하고 돌아와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밥상 앞에서 따끈한 밥과 된장찌개를 호호 불어먹고 있다.
피식이가 옆에 찰싹 붙여있다. 요즘 나름 친하게 지내는 중이다.
갑자기 초월이 등장!
"감쟈,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어. 너의 의미는 그 안에 없어!!"
허무이도 슬쩍 등장!
"된장찌개도 언젠가 식고, 그 맛도 잊힐 거야."
감쟈 : (밥숟가락 멈춤)
"...그럼 안 먹을까?"
된장찌개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며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피식이, 조용히 숟가락을 들어 감쟈 입에 넣어준다.
피식이 : "감쟈야, 먹고 나서 생각해도 돼. 식기 전에 언능 먹자."
초월이, 허무이 말이 없다. 괜히 군침이 돈다. 뒤에서 나도 한 입만 눈빛을 보낸다.
감쟈, 된장찌개 한 입 먹고 미소를 짓는다.
"삶의 본질은 위대하지 않아도, 따뜻하면 충분하다."
피식이 : "...(푸흐) "
지금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순간, 된장찌개 한 입을 먹는 동안에도 우주 어딘가에서는 별이 태어나고 또 죽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너무 거대하고, 또 무심하게 돌아가기에 너무 크고 거대한 자연의 시간 속에서 우리의 고통과 슬픔은 그저 순간의 티끌과 같이 느껴집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존재 이유는 우주 법칙이나, 누군가의 기준에 의해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우주는 우리의 삶이 기쁘던, 슬프던, 고통스럽던 그냥 돌아갑니다.
별이 폭발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듯,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도 우주가 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의미는 우주 밖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우리가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세상은 거대하고 냉정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내가 느끼는 따뜻함
그게 바로 '나의 의미'입니다.
우주는 그걸 대신 만들어줄 수 없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