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종책은 전국시대 진나라의 세력이 점점 강해지자 나머지 6개국이 연합하여 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었다.
낙양 사람 소진이 진나라 혜문왕을 만나서 천하를 아울러 가질 수 있는 술책을 유세하였지만 그의 말을 채용하지 아니하였다.
소진은 마침내 진나라를 떠나서 연나라 문공에게 가서 유세하였다.
"연나라가 진나라에게 노략질을 당하지 않는 까닭은 조나라가 그 남쪽을 가려주고 있기 때문이며, 진이 연을 공격하게 되면 싸움은 천리 밖에서 이루어질 것이지만, 조가 연을 공격하게 되면 백리 안에서 싸우게 될 것입니다.
가까운 것을 근심을 걱정하지 않고 먼 것을 걱정하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연나라가 조나라와 연합하면 진나라의 천하가 된다 하여도 연나라는 걱정힐 것이 없습니다."
문공은 이 말을 좇고 소진에게 수레와 말을 주었고, 조나라 숙후에게 유세하게 하였다.
"진을 제외한 나라에서 조나라보다 강한 것은 없으니, 진(秦)이 해치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조나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진나라가 조나라를 치지 못하는 것은 한나라와 위나라가 그 배후를 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진이 한·위를 공격하여 진의 신하로 들어가게 된다면, 화는 조나라에 떨어질 것입니다.
여섯 나라가 하나가 되어 힘을 합쳐서 서쪽으로 향하여 진을 공격한다면 진은 반드시 격파될 것입니다."
숙후가 크게 기뻐하여 소진을 후대하고 그를 높이 받들어 총애하고 노자를 내려주어서 제후들과 맹약을 맺게 하였다.
이에 소진이 한의 선혜왕에게 유세하였다.
"한의 땅은 사방으로 900여 리이고 군사도 수 십만이며, 한의 군사들의 용감하여 한 사람이 백 명을 대적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나라가 진을 섬기면 진은 반드시 의양과 성고의 땅을 요구할 것이고, 지금은 이것으로 효과를 보겠지만 내년에도 또 다른 땅을 요구할 것입니다.
이렇게 주다 보면 줄 땅이 없게 되고 주지 않으면 앞서 공들인 것을 버리는 것이어서 뒤에 닥칠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무릇 대왕의 현명하심과 강한 군대를 갖고서도 진의 꼬리 노릇을 한다면 이것은 대왕을 수치스럽게 하는 일일 것입니다."
한 왕이 소진의 말을 좇았다.
소진이 위왕에게 유세하였다.
"위나라는 인민은 많고, 수레와 말이 많아서 밤낮으로 다니는 사람이 끊이지 않으니 마치 삼군이 다니는 것 같습니다.
대왕의 졸병은 무사가 20만 명이고 창두가 20만 명이며 분격이 20만 명이고 사도가 10만 명이고, 전차가 600승이고 기마가 5천 필인데 어찌 진의 신하가 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신이 6개국이 연합하는 맹약을 받들고자 하니, 대왕의 조서에 이를 써넣으십시오."
위왕이 이를 들어주었다.
소진이 제왕에게 유세하였다.
"제는 사방으로 요새가 있는 나라이고, 땅은 사방으로 2천여 리나 되고 갑옷을 입은 군사도 수십만이며 곡식도 언덕이나 산처럼 쌓여 있습니다.
삼군의 훌륭함과 오가의 병사는 진격하면 화살처럼 빠르며 전투하면 우레와 같고, 흩어질 때는 바람이나 비와 같은데, 설혹 전쟁이 있다 하여도 태산을 등지거나 청하를 끊거나 발해를 건너는 일은 아직 없었습니다.
진이 제를 치고 싶으나 한·위가 그들의 후방을 논의하는 것을 두려워하니, 이러한 연고로 헛되이 공갈만 하고, 교만하게 자랑하면서도 감히 앞으로 진격해 나오지 못하니, 진이 제를 해칠 수 없는 것입니다.
제왕이 이를 허락하였다.
이에 서남쪽으로 가서 초의 위왕에게 유세하였다.
"초는 천하의 강국이어서 진이 경계해할 것은 초만한 것이 없으니, 초가 강해지면 진이 약해지고, 진이 강해지면 초가 약해져서 이 세력은 양립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초를 위하여 계책을 세운다면 6국이 연합하여 진을 고립시키는 것 만한 것이 없습니다.
초왕도 역시 이를 허락하였다.
이에 소진은 종약장이 되었고, 6국의 상국을 아울러 차지하게 되자, 거기와 치중이 왕의 행차를 본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