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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 Oct 31. 2024

브로콜리 숲

         

슬픔은 뭉뚝하고 

동그랗게 생겼나 봐요

누굴까요, 이렇게 울음을 다듬은 이는

깊어진 동굴 속에서 목소리만 잠겨가요

     

우듬지가 사라진 숲은 더 어두워요

초록의 마음 곁에 전기톱이 지나가고

밖으로 내민 손들은 

모두 잘려 나갔죠   

  

말도 미처 배우기 전 

화석이 된 물관들 

숲 하나의 들숨과 날숨을 잊은 봄

나는 왜 휑한 식탁에 

앉아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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