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2007년에 태어나 오늘까지도 지구상에서 숨 쉬며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이야. 나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다르겠지만, '오늘의 나'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이 세상의 유일무이한 존재야.
나는 '하루하루를 살아 나가는 사람'이야. 매일 내게 주어지는 같은 듯하면서도 조금씩 낯선 오늘을 열아홉 해째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야.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어지는 꽤 잔혹하고 또 차가운 세상에서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고군분투하며 매일 존재하는 사람이야.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지나치게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철저한 무감정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
내가 나를 해치지 않고 무사히 오늘을 견뎌 내는 것,
내가 스스로의 행동을 인지하고 억제하거나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도 쭉 가능해지는 것,
내가 엄마와 아빠보다 더 늦게 죽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잉여 시간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곤 하는 나지만, 실은 디지털 기기 없는 시간을 좋아해. 디지털 기기 없이 평온하고 지극히 사적인 그런 느낌을 즐겨. 연락 올 데도 없고 새로운 정보가 계속해서 밀어닥치지도 않고 액정 속에서 글자와 그림, 각종 사진들이 뒤엉켜 부산스럽게 소란을 피우지도 않는 시간. 그 순간만큼은 내가 있는 이 공간과 시간이 오롯이 나의 소유가 된 것 같아.
또 나는 글쓰기를 좋아해. 언제부터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부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막연히 꿈꿔 왔어. 그게 아마 유치원 때부터였던가? 전자기기를 사용하면 확실히 여러 곳에 주의가 분산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지만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글을 쓸 때만큼은 예외야.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내가 디지털 세상에서의 '나'를 완벽히 통제할 수가 있거든.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내 보물, 우리 가족! 요즘엔 특히 더, 집에 화기애애한 편안함이 감돌아서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완벽한 가정의 모습을 매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나의 행복과 우리 가족의 행복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내가 행복해짐으로써 우리 가족 모두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해 보려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일까?
건강한, 행복한, 떳떳한, 자랑스러운, 합당한, 자연스러운, 본래의, 도덕적인, 예의를 지키는, 배려하는, 만족하는.
@나는 어떤 하루를 보낼 때 가장 충만하다고 여길까?
'지금, 여기'를 살았을 때.
현재에 집중, 주어진 것들에 감사, 오프라인 세상에서 보내는 시간.
가족에게 도움이 될 때.
(동생에게 공부를 가르쳐 줄 때, 부모님 몰래 집안일을 해 놓을 때)
@내가 지금껏 들은 말들 가운데 기억에 남는 문장들?
"망고야 졸업 축하해...
언제나 열심히 했던 만큼
새로운 곳에서도 꿈의 날개를
활짝 펼치길 바란다."
-중3 과학 선생님-
"다 잘 될 거야.
선생님 믿지?
선생님이 말하는 건 무조건 된다.
정말 그럴 것 같지 않니?
선생님은 항상 망고 응원한다.
망고~ 너의 시간을 응원해"
-고2 담임 선생님-
"망고는 머리가 좋으니까
하면 반드시 된다.
선생님은
망고 믿는다."
-고3 담임 선생님-
@이번 주에 느낀 점?
요즘 들어 참 많은 것을 배워 나가고 있어. 인생에서 섭취량과 성장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를 성장급등기라고 하잖아. 배움에도 그런 시기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어. 특히 삶이라는, 아주 추상적이면서도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대상에 대한 배움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해. 삶이라는 과목 공부에서의 성장급등기는 지금껏 내가 지내온 시간 내에서, 내가 겪은 굵직굵직한 사건들 후에 주로 자리 잡는 것 같아. 그 일이 출생, 불행의 경험, 행복한 시간들... 어느 것이든지 말이야. 내가 전보다 더 많이 성장했다는 걸, 요즈음 매 순간 느끼고 있어.
내가 최근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과거의 일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구나. 살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해.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야. 과거의 내가 현재의 나의 스승이고, 청출어람이라는 옛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니야." 야. 모든 순간의 나를 그저 받아들이는 거.
참 어려웠어. 힘들고 화나고 슬프기도 했어. 그 과정을 지나온 내가 더 성숙해졌음을 믿어. 빛은 영원할 수 없으니 언젠가 다시 어둠이 찾아오겠지. 또 다른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릴 미래의 내게, 어쩌면 오늘의 내가 무언가 가르쳐 줄 수도 있을지 몰라. 과거의 망고를 위해 글을 쓰던 나는 어느새 미래의 망고를 위해 글을 쓰게 되었어. 나는 내가 자랑스러워. 이제 나는 또 하나의 삶을 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