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8. 퇴원 계획

by 망고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자살충동의 경우 그 감정과 위험성이 어느 정도 사라질 때까지 약 2주 정도 걸린다고 말씀하셨다. 입원 후 일주일까지는 병원비가 얼마 나올지 몰라서 빨리 퇴원시켜 달라고 졸랐다.


이번 한 주는 다사다난했지만 그래서 시간이 더 빨리 간 것처럼 느껴졌다. 어느덧 선생님께서 아무 말도 없으시긴 했지만 왠지 곧 퇴원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 대부분을 남기던 입원 초기와는 달리 밥도 잘 먹고 보행운동 시간이나 체조 시간에는 운동도 잘하고, 면담 시간에는 울기도 잘하고(?)...


늘 그렇듯 선생님과의 면담을 했다. 선생님께서도 드디어 퇴원 이야기를 꺼내셨다. 하지만 퇴원일은 나보고 정하라고 하셨다..! 제영이나 경우, 유빈이 언니한테 물어봐도 다들 주치의 선생님이 퇴원 날짜를 정해 주셨다던데. 내가 선생님의 말에 반박했다.


-쌤, 원래 퇴원 날짜는 의사가 정해 주는 거 아니에요?

-망고 퇴원이니까 망고가 정해.

-근데 다른 사람들은 다 주치의가 정해 줬다던데요?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 주치의가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정해 줬을 거야. 망고한테는 이것도 치료의 일부분이야.

-......?

-지금까지 망고 스스로 망고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 결정해 본 적 많이 없었잖아. 그래서 이번 건 망고가 정하는 거야. 자기 자신을 믿고 뭔가를 오롯이 스스로 해 보는 것, 그게 망고에게 필요한 치료야.


이틀 뒤 면담까지 퇴원 날짜를 정해 와야 했다.

keyword
이전 17화17. 편안한 병동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