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감이란?
2015년 6월부터 모 건설사에서 적도기니 OO공항청사 신축공사 현장의 건축공종 공사기사로 근무를 시작하고 나서 약 4개월이 지난 2015년 10월에 첫 휴가를 맞게되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오전7시 국민체조와 함께 오후 6시까지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 혼나면서 공사기사로서의 일이 익숙해지기 시작할 때 즈음에 첫 휴가를 맞은 것이다.
휴가를 가는 첫날 회사의 적도기니 법인장님, 박학다식하신 현장소장님, 닥터슬럼프를 닮은 공사팀장님 그리고 지금의 빡세고 냉정한 회사에서의 나를 만들어 주신 사수인 과장님을 비롯한 회사사람들과 당분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그저 들떠있었던거 같았다.
적도기니에서 한국을 가는 루트는 다음과 같았다.
1) 현장인근 숙소인 몽고모라는 도시에서 새벽6시부터 공항이 있는 바타라는 적도기니 제2의 도시까지 차로 약 2시간 이동(서울에서 군산거리정도 약 200km내외 추정)
2) 바타에서 말라보라는 적도기니 수도로 비행기로 1시간 이동
3) 말라보에 도착해서 약 6시간정도 대기 후 밤 11시가 되어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비행기 탑승 및 8시간 이이동
4) 파리에 아침에 도착해서 저녁시간때 까지 파리에 머문 후 인천행 비행기 탑승
비행기만 세 번을 타는 여정으로 1박2일은 기본이었다. 나는 이러한 여정의 틈새를 보고 해외근무를 하는만큼, 유럽을 중간에 경유하는 만큼 유럽여행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첫 번째 휴가로 경유지로 정한 곳은 프랑스 ‘니스’였다.
왜 ‘니스’였냐면, 군대를 입대하기 전인 2008년 한 달간 서유럽국가 10개국을 배낭여행을 하는 도중 파리에 가서 우연히 같이 다녔던 동행분들로부터 남프랑스를 가면 좋다는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남과 동시에, 약 7.8km길이의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6일 드디어 적도기니를 떠나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을 하였다.
그러나 그당시 파리에는 비가 왔었다.
순간 니스도 비가 오는거 아닌거에 대한 불안감과 첫 휴가인데 니스까지 와서 끝이 보이지 않는 해변을 느끼지 못하는 거 아닌가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불안감도 잠시 니스로 가는 비행기를 탑승한지 약 1시간이 지났을 무렵, 니스 상공을 지나갈 때 날씨는 다행이도 반대였다. 불안은 기우에 불과했다.
드디어 니스공항에 도착해서 약 7.8.km 길이의 해변 옆에 있는 도로를 따라 택시를 타고 예약한 호텔로 이동하였다.
평소 여행을 갈 때에는 대중교통을 타고 가지만, 이때만큼은 외화벌이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지 플렉스하게 택시를 타고 갔다. 택시요금은 약 30유로 정도 나왔던걸로 기억난다.
택시에 내려 숙소에 도착해서 해변뷰가 있는 객실에 도착했다.
해변의 끝부분에 있어 뷰가 엄청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오션뷰’호텔에서 숙박했다는 말을 다른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또다시 들떠올랐다.
호텔에서 약 한시간정도 쉬고 나서 N 포털사이트 내 유럽여행으로 엄청 큰 카페에서 컨택이 된 동행분과 니스시내를 구경하였다.
니스 해변을 넓게 보기위해 약간 고지대의 공원으로 올라갔다.
한 쪽뷰는 수많은 요트들이 정박해있는 항구뷰
나머지 한 쪽뷰는 그토록 내가 보고싶어했었던 해변뷰였다.
해변을 보는 순간 적도기니에서 약 4개월동안 회사 윗분들에게 하루종일 갈굼을 당했던 설움, 컨테이너 숙소에서 갇힌 듯이 지내왔던 거에 대한 답답함에서의 해방감 그리고 22살 때 여기는 꼭 가볼테야 했던 목표가 달성되었다는 데에 뿌듯함을 느껴, 한 동안 뷰를 느끼며 가만히 있었다.
정말 해방감이라는게 무엇인지 몸으로 느끼게 되었고,
해방감이 끝없이 보이는 해변처럼 쭈욱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땜에 가만히 한 동안 서있었다.
정말 적도기니에서의 생활이 힘들긴 힘들었던거 같았다.
그리고 해가지고 밤이 와서 카페에서 컨택된 다른 동행분들과 함께 해변과 시내사이를 연결하는 골목길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바닷바람을 느끼면서 지금이야 편의점가면 4캔에 만원을 하는 맥주 중 하나인 ‘블랑’맥주를 그것도 파란색 병맥주를 마시면서 해외맥주에 눈을 뜨게 되었다.
적도기니에서는 한국에서 보내온 약 2개월간 망망대해를 거쳐서 온 식재료 컨테이너 안에 있는 패트병 소주를 주말마다 삼겹살과 함께 회사 아저씨들의 고전동화를 들으면서 마신게 전부였는데, 니스에 와서 현지 로컬 ‘블랑’맥주를 마실 때 그 맛은 말로표현을 할 수 없었다.
해방감과 함께 언젠간 가고야 말테야 하는 곳을 간거에 대한 성취감, 그리고 비록 맥주지만 미지의 세계를 발견하고 느꼈다는 점에서 니스에서의 첫날은 흘러갔다.
다음이야기는 니스 옆 에즈와 모나코를 갔다와서 느꼈던 점을 건조하게 풀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