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빚는 사람 - 괴테

생각 한 스푼

by 이만희

시간을 빚는 사람

괴테는 죽기 5일 전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83세의 노인이 여전히 무언가를 배우고, 쓰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 이것은 단순한 성실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외로운 작업실

창작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일이다. 아무도 대신해줄 수 없고, 누구도 함께 앉아줄 수 없는 시간. 백지 앞에서, 빈 캔버스 앞에서, 혹은 미완성의 무언가 앞에서 홀로 마주하는 그 시간.

괴테는 그 외로움을 견뎌냈다. 아니, 견디는 것을 넘어 그 시간 안에서 자신을 빚어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펜을 들고 종이를 펼쳤다. 루틴이라는 이름의 작은 의식들이 쌓여 70여 권의 전집이 되었다.

우리는 종종 묻는다. "언제쯤 나아질까?" "언제쯤 완성될까?"

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오늘, 나는 무엇을 했는가?"

뜻을 세운다는 것

뜻을 세운다는 것은 미래를 선언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내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하는가에 관한 것이다.

괴테가 말한 '능력의 예감'이란 아마도 이런 뜻일 것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지만, 이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알게 되리라는 확신. 결과를 증명하기 전에 과정을 믿는 용기.

그래서 뜻을 세운다는 것은 용감한 일이다.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일이니까.

길이 없으면

"길이 없으면 찾고,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된다."

이 문장이 가벼운 격려로 들린다면, 아직 길이 없는 곳을 걸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길을 만든다는 것은 두렵다. 실패할 수도 있고, 헤맬 수도 있고, 혼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누군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가는 승객이 아니라, 방향을 정하는 항해자가 되는 것이다.

시간을 채우는 법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가 결국 그 사람이 된다. 괴테는 자신의 시간을 쓰고, 읽고, 생각하고, 배우는 일로 채웠다. 80대에도 여전히 호기심을 잃지 않았고, 새로운 것을 탐구했다.

나이 듦은 시간의 축적이 아니라 호기심의 소멸이다.

우리는 언제 늙는가? 더 이상 배우려 하지 않을 때, 새로움에 마음을 닫을 때,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고정시킬 때.

괴테의 삶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화려한 업적이 아니라, 하나의 질문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습니까?"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어제와 같은 사람으로 살 것인가,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갈 것인가.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괴테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빚어갔다.

우리도 그럴 수 있다. 오늘, 지금, 이 순간부터.


작가의 이전글손끝의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