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멈출 수 없는 배움에 대하여

교육에세이

by 이만희


교단에 서서 아이들의 눈을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그 맑은 눈동자 속에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는 왜 공부하는가?" 아이들에게 점수나 진학 너머의 답을 주고 싶었던 이 질문이, 어느새 내 삶 전체를 관통하는 화두가 되었다.

내게 공부는 교과서 속 활자가 아니다. 삶 그 자체다. 그 시작은 지극히 원초적인 한 단어, '생존'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배운다. 맹수로부터 몸을 지키던 원시의 생존을 넘어, 오늘의 우리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존엄을 지키고 더 나은 삶을 꾸리기 위해 공부한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유전자의 생존 기계로만 머무르지 않았다. 우리는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 순간부터 배움은 생존을 넘어 '존재'의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배움은 교실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내게 공부는 한 권의 책이고, 예상치 못한 경험이며, 낯선 교실의 공기다. 무엇보다 공부는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고집이 세어지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닫기 쉽다. 하지만 지혜는 결국 사람에게서 구해야 한다. 타인의 삶을 듣고, 그들의 실패와 성찰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사람 공부'야말로 가장 깊은 차원의 배움이다. 교사로서 나는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세상 모든 존재의 소리를 듣는 태도를 가르치고 싶다.

그 모든 배움의 시작에는 하나의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솔직하게 인정하는 용기.

교사라는 위치는 때로 모름을 감추게 만든다.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 때문이다. 하지만 발전은 정확히 '모름'을 인정하는 그 지점에서만 시작된다. 나의 부족함을 숨기지 않고, 그 빈 곳을 채우기 위해 손을 내밀 때, 우리는 비로소 성장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 앞에 당당히 "아직 모른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 모름이 선사하는 지적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결국 공부란 '나'와 '인간'을 탐구하는 일이다. 우리가 인문학이라 부르는 것은, 어쩌면 이 복잡다단한 인간에 대해 가장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일지 모른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그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때, 그 이야기는 우리의 지혜가 된다.

이 목마름을 해결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쌓아 올리기 위해 우리에게는 도구가 필요하다. 바로 '읽기'와 '쓰기'다.

책 읽기는 세상에서 가장 능동적인 행위다. 독서는 문자라는 한계를 넘어, 시공간을 초월한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내 안으로 가져오는 기적이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그렇게 쌓인 생각들을 바탕으로 내 감정을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일이다. 내 감정을 잘 이해해야만 타인을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나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오늘도 나는 교무실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다.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나의 모름을 인정하며, 인간이라는 심오한 주제에 대해 고민한다.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공부는 끝이 없다'는 사실이 아니다. 공부는 살아있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이자, 살아가는 내내 누릴 수 있는 가장 황홀한 특권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더 깊이 존재하기 위해 오늘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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