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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 운 Aug 19. 2024

스쿠터 연습

중고로 스쿠터를 샀다. 이제는 단종된 클래식 스쿠터다. 핸들이 갈매기 모양으로 끝부분이 내려가 있다. 제자리에서 스쿠터를 오른쪽으로 돌려야 할 일이 있으면 오른쪽 핸들이 내 배까지 내려와서 스로틀을 당기기 약간 힘이 든다. 웬만하면 발로 직접 움직인다. 그 모습이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오토바이는 처음이고 아직 적응도 다 하지 못했다. 도로에서는 긴장이 되기도 한다.


내가 스쿠터를 산 이유는 오직 대만 때문이다. 미식의 나라라고 불리는 대만은 사실 오토바이의 나라이다. 좁은 국토대비 많은 인구로 그들에게 오토바이는 남녀노소 불문 애용하는 이동 수단 중 하나이다. 얼마 전 개봉한 허광한이 주연인 영화 청춘 머시기에는 이런 대사도 나온다. "나 스쿠터 태워줘. 대만에서 스쿠터 타보는 게 소원이었어. 꼭 태워줄 거지?" 이렇듯 대만에서 스쿠터란 현지인뿐만 아니라 바라보는 외국인들에게도 새삼 산뜻하게 보인다. 


나 또한 대만에서의 로망이 있다. 내년에 대만으로 워킹홀리데이를 간다. 스쿠터를 사서 대만 일주를 해 볼 생각이다. 오토바이 길이 잘 되어 있다곤 하지만 그 수가 더 많은 만큼 나 같은 초보자에겐 더 난감할 수도 있다. 그래서 스쿠터를 샀다. 남은 6개월 동안 한국에서 많이 연습하고 대만에 가면 좀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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