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이라 쓰고 연결세대라고 읽는다
드르륵, 다이얼 소리가 기억나십니까?
어린 시절, 흑백 텔레비전 앞에 앉아 채널 다이얼을 '드르륵' 돌리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화면이 조금이라도 지직거리면 안테나를 붙잡고 미세 조정을 하느라 온 가족이 진땀을 뺐지요.
그러다 어느 날, 세상을 뒤흔들며 나타난 컬러 TV의 화려함은 우리 세대에게 '변화'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각인시킨 사건이었습니다.
저는 1970년대에 태어난 2차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2026년인 올해로 직장 생활 29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거대한 화학 공장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엔지니어링 현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국내외 대기업부터 이름도 생소한 벤처 기업까지, 파란만장한 현대 산업의 물결을 타고 7번의 명함을 바꾸며, 대한민국 경제가 어떻게 숨 쉬고 변화하는지를 온몸으로 배웠습니다.
'낀 세대'라는 자조를 넘어 '연결의 세대'로
우리 세대를 수식하는 말들은 늘 조금은 서글펐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를 부양하고, 최초로 자식에게 버림받는 세대." 저 역시 그 문장을 입에 담으며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고, 자기 연민에 빠져 자조 섞인 푸념을 늘어놓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마주하면서, 새로운 흐름을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결코 '버림받는 세대'가 아니라는 것을요. 오히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독특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연결의 세대'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너무나 급격한 기술 변화를 경험하기에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반면, 우리 자녀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세상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들은 디지털을 '어떻게(How)' 작동하는지는 알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 '원리(Why)'와 본질은 모릅니다.
다이얼 전화기가 버튼이 되고, 그 버튼이 다시 매끄러운 화면 터치로 변하는 모든 진화의 단계를 우리세대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날로그의 따뜻한 공동체 가치를 기억하면서도, 디지털의 효율성을 다룰 줄 아는 유일한 세대입니다.
AI 전까지는 우리 세대는 디지털화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러데 이 지독한 변화의 역사를 온몸으로 관통해온 우리의 경험은, 이제 AI 시대의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예리한 '통찰력'이자 '메타인지'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AI가 속도를 잠재웠습니다.
이제는 AI를 제대로 쓸 수 있는 통찰력과 메타인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연결세대는 AI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장년의 경험은 은퇴를 모르는 현업입니다. 29년 동안 현장에서 다듬어진 우리의 직관과 안목은 디지털 세대가 AI를 가지고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무기입니다.
AI는 지치지 않고 수천 장의 보고서를 써낼 수 있지만, 디지털 세대는 그 보고서의 내용이 '진실'인지, 우리 공동체에 '유익'한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의사 결정이 만들어 낼 결과를 유추하는 능력은 아직 부족합니다.
연결세대는 이런 면에서 디지털 세대 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평생 쌓아온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혜를 AI에게 알려주어 우리의 경험이 현역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컴퓨터에 설치된 AI를 운영하는 단순한 방법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연결세대에게 익숙한 고시공부 방식은 이제 잊어버리세요.
AI를 내 동료로 비서로 생각하시고 대화를 시작하면서 경험을 알려 주면 됩니다. 대화하는 법에 집중하겠습니다.
자 이제 대화를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