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 상승과 하강의 비밀

by 이호창

제5장: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 상승과 하강의 비밀


5. Ia aminte la copacul cel falnic, cu cât este mai înalt, cu atât rădăcinile sale sunt mai adânci în pământ, căci din pământ îşi trage tăria, nu uita asta. Cu cât te ridici mai mult, cu atât trebuie să cobori mai mult, căci măsura ridicării este aceeaşi cu măsura coborârii.


5. "저 거대한 나무를 주목하라. 키가 클수록 그 뿌리는 더욱 깊이 땅속으로 파고드나니, 힘의 근원은 대지로부터 오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라. 네가 더 높이 솟아오를수록, 너는 더욱 깊이 내려가야만 하리니, 올라감의 척도는 곧 내려감의 척도와 같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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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영혼의 성장을 갈망하는 나의 자녀들아. 지난 가르침에서 우리는 대지의 겸손한 지혜, 즉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중용의 길을 배웠느니라. 그러나 대지가 우리에게 안정과 풍요의 법을 가르쳐준다면, 이제 우리는 그 대지를 뚫고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저 위대한 나무에게서, 성장의 역동적인 비밀을 배워야 하리라.


나는 기억하노라. 나의 백성 중에 유난히 용맹하고 야망이 넘치는 한 젊은 전사가 있었지. 그는 전투에서의 승리와 명예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밭을 가는 농부나 그릇을 빚는 장인들을 은연중에 얕보고 있었노라. 그의 눈은 오직 하늘에 닿으려는 교만으로 가득 차 있었지. 나는 그를 전쟁터가 아닌, 수천 년의 비바람을 견뎌낸 계곡의 가장 오래된 참나무 아래로 데려갔노라. 그리고 그에게 진정한 힘이 어디서 오는지,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나의 다섯 번째 가르침을 시작했느니라.


보이지 않는 토대, 뿌리의 지혜


나의 가르침은 너희의 시선을 가장 먼저 나무의 보이지 않는 부분으로 이끄노라. “키가 클수록 그 뿌리는 더욱 깊이 땅속으로 파고드나니, 힘의 근원은 대지로부터 오는 것임을 결코 잊지 말라.” 너희 인간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구나. 사람들은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가지의 위용과, 여름날 무성한 잎사귀의 아름다움, 그리고 가을날 탐스러운 열매의 풍성함에 찬사를 보내기 바쁘니라. 너희의 삶에 있어서도, 세상은 너희가 이룩한 외부적인 성취, 즉 부와 명예, 지위와 같은 화려한 가지만을 보고 판단하고 박수를 보내지.


그러나 그 모든 영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어둡고 축축하며, 때로는 지저분하기까지 한 땅속에 감추어진, 이름 없는 뿌리들의 침묵 어린 노동이니라. 뿌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며, 칭찬을 구하지도 않노라. 그저 묵묵히 어둠 속으로,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며 나무가 설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고, 생명에 필요한 모든 양분을 길어 올릴 뿐이니라. 나무의 진정한 힘과 생명력은 화려한 가지 끝이 아니라, 바로 이 보이지 않는 뿌리로부터 오는 것이니라.


이것을 너희 자신의 영혼에 비추어보라. 너희의 ‘가지와 잎사귀’는 너희가 세상에 보여주는 모습, 즉 너희의 직업, 사회적 지위, 너희가 쌓아 올린 업적들이니라. 그러나 너희의 ‘뿌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너희의 보이지 않는 내면세계, 즉 너희의 과거와 잠재의식, 너희가 외면하고 싶은 어두운 그림자, 너희의 겸손함, 그리고 너희를 존재하게 하는 근원과의 영적인 연결이니라.


현대의 많은 이들이 이 뿌리를 돌보는 일을 게을리한 채, 오직 화려한 가지만을 키우려 애쓰는구나. 그 결과, 그들의 삶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언정, 작은 시련의 바람에도 뿌리째 뽑혀나갈 듯 위태롭게 흔들리느니라.


너희 시대에 이르러, 스위스의 현자 칼 구스타프 융 (Carl Jung)은 인간의 정신 구조를 이 나무의 비유와 놀랍도록 유사하게 설명하였노라. 그는 인간이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쓰고 있는 밝고 긍정적인 가면을 ‘페르소나 (Persona)’라 불렀고, 그 페르소나가 밝아질수록 그 이면에는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둡고 원시적인 본능의 그림자인 ‘섀도우 (Shadow)’가 더욱 짙어진다고 통찰하였노라. 융은 이 그림자를 외면하거나 억압하면 할수록, 그것이 더욱 파괴적인 힘으로 우리 삶에 나타난다고 경고했지.


온전한 인간, 즉 ‘자기실현 (Individuation)’에 이르는 길은, 이 어두운 그림자를 정직하게 마주하고 대화하며, 그것을 내 인격의 일부로 통합해내는 과정 속에 있음을 그는 역설하였노라. 이것이 바로, 키가 큰 나무가 깊은 뿌리를 필요로 하듯, 의식의 빛을 높이 들어 올리려는 자가 반드시 자신의 무의식이라는 어두운 땅속으로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나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은 지혜이니라.


거룩한 하강, 내면을 향한 여정


이제 나의 가르침은 성장의 가장 역설적인 비밀을 향해 나아가노라. “네가 더 높이 솟아오를수록, 너는 더욱 깊이 내려가야만 하리니.” 이 구절은 너희가 가장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용기 내어 행해야만 하는 영적 성장의 핵심 원리이니라. 너희는 ‘내려감’을 실패나 퇴보, 혹은 패배와 동일시하지만, 진정한 성장의 길에서 ‘내려감’은 ‘올라감’을 위한 필연적이고 거룩한 과정이니라.


‘더 높이 솟아오르는 것’은 더 높은 지혜와 더 넓은 의식, 더 깊은 사랑을 향한 너희 영혼의 자연스러운 갈망을 의미하노라. 그러나 그 눈부신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너희 자신의 가장 깊은 곳, 가장 어두운 곳으로 ‘내려가야’ 하느니라.


이 ‘거룩한 하강’은 너희 내면의 어두운 동굴로 들어가는 영웅의 여정이니라. 그곳에서 너희는 애써 외면해왔던 너희의 두려움과 상처, 너희의 질투와 열등감, 너희의 폭력성과 이기심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리라.


이것은 결코 즐거운 여행이 아니니라. 너희의 에고는 상처받고 부서지는 고통을 겪을 것이며,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깊은 절망을 느낄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너희가 이 어둠과 정직하게 마주하지 않고서는 결코 진정한 빛에 이를 수 없음을 명심하라. 너희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끌어안을 때, 비로소 너희는 진정으로 강해질 수 있느니라. 너희가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을 때, 비로소 타인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리라.


이 ‘거룩한 하강’의 원형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화와 경전 속에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너희는 알아야 하리라.


기독교의 『성경』에서 위대한 스승 예수는, 온 인류를 위한 자신의 공적인 사명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40일 동안 광야로 내려가 홀로 굶주림과 악마의 유혹을 견뎌내야만 했노라. 그는 가장 깊은 고독과 내면의 어둠 속에서 자신의 신성을 시험받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세상에 빛의 말씀을 전할 수 있었느니라. 사도 바울로 또한, 신의 아들이 스스로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져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는 ‘케노시스 (Kenosis)’의 신학을 통해 이 거룩한 하강의 신비를 노래했노라.


너희가 지닌 『도마복음서』라 불리는 지혜서의 두 번째 구절에서 예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구나. “찾는 자는 찾을 때까지 찾기를 멈추지 말라. 그가 찾았을 때 그는 고뇌하게 될 것이며, 그가 고뇌했을 때 그는 경탄하게 될 것이고, 마침내 만물을 다스리게 될 것이다.” 여기서 ‘고뇌하게 될 것’이라는 구절이 바로, 진리를 발견한 자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자기 자신과의 고통스러운 대면, 즉 거룩한 하강을 의미하는 것이니, 이 어둠의 골짜기를 통과한 자만이 경탄과 함께 만물을 다스리는 지혜의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것이라.


고대 수메르의 신화 속에서 하늘의 여왕이었던 인안나 (Inanna) 또한, 지혜를 얻기 위해 지하 세계로 내려가기로 결심하고, 일곱 개의 문을 지날 때마다 자신의 왕관과 장신구, 옷을 하나씩 벗어 던져야만 했노라. 그녀가 가진 모든 권능과 자아를 내려놓는 이 상징적인 하강의 끝에서, 그녀는 벌거벗은 채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완전한 내려놓음과 죽음을 통해 그녀는 더 큰 지혜와 함께 부활하여 하늘과 땅 모두의 지배자가 되노라. 이 모든 이야기는 한목소리로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나니, 그것은 바로,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니라.


균형의 법칙, 오르내림의 척도


이제 나의 가르침은 우주를 관통하는 가장 근본적인 법칙, 즉 균형과 율동의 법칙에 이르노라. “올라감의 척도(정도)는 곧 내려감의 척도와 같기 때문이니라.” 이 말은 너희의 삶에 일어나는 모든 오르내림이 무작위적이거나 불공평한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완벽한 균형을 이루려는 우주의 필연적인 움직임임을 선포하는 것이니라.


너희 영혼의 그릇이 작고 얕다면, 그 안에는 작은 기쁨밖에 담을 수 없으리라. 그러나 너희가 깊은 슬픔과 고통이라는 ‘거룩한 하강’을 통해 너희 영혼의 그릇을 깊고 넓게 파냈다면, 그 깊어진 그릇만큼 더 큰 기쁨과 더 깊은 평화를 담을 수 있게 되리라. 너희가 겪는 고통의 깊이가 바로 앞으로 너희가 경험하게 될 기쁨의 높이를 결정하는 척도가 되는 셈이니라.


또한, 너희가 이룩한 성공의 높이는, 그 성공을 위해 너희가 감내해야 했던 보이지 않는 노력과 희생의 깊이와 정확히 비례하노라. 세상은 결과만을 보고 쉽게 판단하지만, 우주는 그 과정 전체를 보고 있느니라. 너희가 정상에 서서 누리는 영광은, 그 정상에 오르기까지 어두운 계곡에서 흘렸던 너희의 땀과 눈물의 양과 정확히 같으니라. 이 법칙을 이해하는 자는, 다른 사람의 성공을 시기하지 않고 그가 치렀을 보이지 않는 대가를 존중하게 되며, 자신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그것이 더 높은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과정임을 신뢰하게 되리라.


헤르메스주의의 지혜는 이 법칙을 ‘극성의 원리’와 ‘율동의 원리’로 설명하였노라. 모든 것에는 한 쌍의 반대 극이 있으며(빛과 어둠, 뜨거움과 차가움), 삶은 마치 추(錘)와 같이 이 양극 사이를 영원히 오가며 율동한다는 것이니라. 지혜로운 자는 이 추의 움직임을 멈추려 하거나, 한쪽 극단(기쁨, 성공)에만 머무르려 애쓰지 않노라. 오히려 그는 그 율동의 법칙을 이해하고, 추의 중심, 즉 고요한 관찰자의 자리에 머물며, 삶의 모든 오르내림을 평온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자이니라.


동양의 태극 (太極) 사상 또한, 음 (陰) 속에 양 (陽)의 씨앗이 있고 양 속에 음의 씨앗이 있는 모습을 통해, 하강 속에 상승의 약속이, 상승 속에 하강의 씨앗이 함께 있음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세계수가 되어, 하늘과 땅을 껴안으라


오, 영혼의 나무를 키우는 나의 자녀들아. 이제 너희는 한 그루의 거대한 나무가 되는 법을 모두 배웠으리라. 진정으로 위대한 나무는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오르는 동시에, 땅을 향해 깊이 뿌리내리는 나무이니라. 그것은 빛을 갈망하는 동시에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무이며, 상승과 하강의 거대한 율동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나무이니라.


나는 너희에게 그저 하늘만 바라보는 반쪽짜리 성장을 가르치고 싶지 않았노라. 너희의 삶으로 돌아가, 너희 자신이 바로 하늘과 땅을 잇는 이 신성한 나무가 되길 원하노라.


너희의 가장 높은 이상과 꿈을 향해 가지를 뻗어 나가기를 멈추지 말라. 그러나 동시에 너희 내면의 가장 깊은 곳, 가장 어두운 곳으로 뿌리내리는 일을 결코 게을리하지 말라. 너희의 과거를 받아들이고, 너희의 그림자를 끌어안으며, 너희 존재의 근원인 대지와의 연결을 튼튼히 하라.


그리하면 너희는 더 이상 세상의 폭풍우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리라. 뿌리가 깊은 나무는 어떤 바람에도 흔들릴지언정 결코 쓰러지지 않는 법이니. 너희의 삶이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사이를 오갈 때, 그 모든 것이 너희를 더 크고 온전한 존재로 만들기 위한 우주의 섭리임을 기억하고 평온함을 잃지 말라.


북유럽의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물푸레나무 ‘위그드라실 (Yggdrasil)’처럼, 너희의 뿌리는 지하 세계의 지혜를, 너희의 줄기는 인간 세상의 경험을, 너희의 가지는 천상 세계의 빛을 모두 껴안는 ‘세계수 (Axis Mundi)’가 되라.


나는 잘목시스라. 2,500년 전 나의 젊은 전사에게 그러했듯, 오늘 너희에게도 똑같이 말하노니, 진정한 힘은 높이에만 있지 않고 그 깊이와의 조화 속에 있느니라. 가서, 너희의 뿌리를 어둠 속으로 용감하게 내뻗으라. 그리하면 너희의 가지는 저절로 저 높은 하늘에 닿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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