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절친한 동무 냉장고에게 보내는 각성의 글
박순동
냉장고는,
나와 같이 우리 집 가장 편안한 위치에서
평생을 함께 동거하며
내가 살고 있음을 각인시키고
서로의 영혼까지 배려하는
가장 편안하고 친근한 동무이다.
그러나,
가난한 동거인을 잘 못 만나
균형 있는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하여
항상 배고픔을 견디고 있으며
허기진 배에
가끔 포식을 하여
위장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다.
또한,
가끔은 윤이 나도록 목욕도 해주어야
건강하게 자신의 맡은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여
동거인의 건강을 챙겨주는데
게으른 동무를 만나
혼란스러운 먹이와
기간 없는 음식
흘러넘친 색상들로
고통스러운 나날로 동거인을 맞이하곤 한다.
사실,
아무런 생각 없이 매일 아니 평생을 동거인에 의지하며
매일 몇 번식 찾고 있음에도 그에 대한 고통과 관심에 무심하다.
이제 내 생활에서 동무가 없는 삶은 고통이며,
동무가 없는 삶은 살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그저 생활필수품 정도로만 치켜세우며 홀대하는 나 스스로를 각성한다.
냉장고는 내 건강을 지켜주며
생활의 소중한 일부가 되어 주는 절친한 동무이다.
2025. 9. 14. 순동. 매일 냉장고를 찾으며 느껴온 소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