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다

by 임형규

보고픈 마음은 자꾸만 누적된다.


누적된 보고픔은 자칫 서툰 감정으로 바뀔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주춤하게 된다.

보고픈데 볼 수 없거나, 보지 못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내가 아닌 상대를 원망할 수 있겠다 싶다.


통화를 하고는 먼저 끊는 소리만 나도,

결코 상대가 도망치고 있음이 아닌 걸 잠깐 잊어버릴 정도로 감정이 일게 되고,

그 감정은 보고픔에서 서러움으로 바뀔 것이다.

참 이상하다.


보고프면 보고프다 하고,

보고파하는 그 마음마저 즐기고,

보고프면 잠을 쪼개어서라도 만나러 가면 될 것을.


그것이 살아가면서 잘 안될 때는 서로의 마음을

믿고 참으면 될 것을 우리는 왜 상대에게

서운한 마음을 갖는 모순을 갖는 것일까.


어떨 때는 그래서 보고픈 마음이 두렵기도 하다.

이렇듯 그리워하다 먼저 상대에게 싸움을 걸까 봐.


또는 상대에게,

상황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말로 표현을 하는 탓에,

내가 바람이라도 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과 변심을 만드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를 일 아닌가 말이다.


생각만 해봐도 참으로 안타까운 애정결핍 증상이겠다.


웃음이 난다. 종지 같은 내 가슴이라니.

그럴 바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물그릇이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속임에 능통치 못하다면

내 것이 왜곡되어 보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번데기 같은 얼굴과 손등을 비비며 종지기 같이

민망하게 서서 투덜투덜 대는 나를 한번 상상해 본다.


그건 참 두렵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