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바뀐 4월 이후...
2025년 계획
올해로 조직장 5년 차가 되었다.
그동안 개발 조직의 성과가 서비스에 얼마나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단순히 ‘잘 운영하는 조직’이 아니라, 서비스 성장에 실제로 기여하는 개발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로스 해킹 학습이나 실험성 과제들을 통해,
기획에서 준비한 KPI 중 단 하나라도 개발의 힘으로 기여해 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제까지는 연습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잘할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바뀐 4월
4월, 전체 오픈톡이 열렸고, Daum의 분사가 결정되었다.
회사와 서비스, 그리고 나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직장생활 19년 차에 직원은 "미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조직은 크게 흔들렸고, (자의이던, 타의이던) 동료 여럿이 떠나게 되었다.
야심 차게 준비한 목표들은 허망하게 모두 폐기되었다.
대신 "직군에 상관없이 하나의 조직처럼 일한다"는 목표 하나를 위해서 남은 시간을 투자했다.
(서비스와 조직을 지켜야 했다.)
거취와 방향이 결정되는데 몇 달이 걸렸고, 집에 오면 삼국지 8 Remake를 열심히 했다.
조금만 더 했으면 통일을 했을 텐데... 땅 몇 개 남겨둔 게 조금 아쉽다.
브런치 10주년
10년간 함께한 서비스, 브런치가 10주년을 맞았다.
내 커리어에도 10년짜리 경력한 줄이 더해졌다.
너무 좋아하는 서비스지만,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아낌없이 사랑하고 가꾸어 온 시간을 동료들과 함께 기념할 수 있어 좋았다.
10년 동안 브런치를 거쳐 간 모든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들에게 연락을 했고 많은 동료들이 팝업에 찾아와 축하해 주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팝업에 방문한 아들이 아빠가 하는 일을 잠시나마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삶의 가치관과 방향이 아이에게는 어떻게 비치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일 얘기는 여기까지.
독서 15권
명색이 브런치 개발자인데, 1년에 최소 10권은 읽어야지 하고 시작한 독서
올해부터 병렬로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많은 책을 읽 을 수 있었다.
총 22권을 읽었고, 2권은 읽고 있다.
나의 올해의 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이드북"이다.
개발자들이 책 추천을 해달라고 하면 아래 4권을 추천한다.
"함께 자라기"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
"프로그래머로 사는 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이드북"
여행 8번 가기
올해는 해외여행을 2번이나 다녀왔다.
한 번은 결혼하고 10년 만에 시월드와 하는 다낭여행
제주에서 성남으로로 이사를 왔고, 코로나 시절도 지나면서 여행을 갈 기회가 없었다.
어느새 아이는 3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국제선을 타게 되었다.
두 번째는 오롯이 우리 가족만 가는 간사이 여행 (오사카, 교토, 고베)
하루 10,000보 이상 걸어 다니는 강행군이었지만, 일주일 내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특히 아이의 스트레스가 확연히 내려간 모습을 보면서.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이 어른뿐 아니라 이이에게도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항상 안정된 선택만을 하는 아이지만, 그곳에서의 선택은 예측 불가능한 선택만이 있었다.
무엇을 선택해도 새로운 것이었기에 새로운 선택에 아이도 서서히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았다.
엘린이
어느 날 3학년이 된 아들이 야구장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속으로 "드디어 때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아들과 나는 LG 연간 회원이 되었다.
평일 오후에 비교적 자유롭게 휴가를 낼 수 있어서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야구장을 찾았다.
올해 야구장을 간 횟수는 총 9번
선수들 퇴근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선수 사인은 못 받았지만 팝업에서 이석재 PD 님 사인을 받는 행운은 있었다.
멘토링
5년 동안 매달 1on1을 해오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팀원들"만 대상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외부에서 멘토링 대상을 찾아 "1년 동안 외부 1on1"을 해보자는 계획을 세웠지만, 마땅한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던 찰나에 4월을 맞았다.
시간이 흐른 뒤 "테크포임팩트 카카오"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고민 끝에 대학생 멘토링에 참여하게 되었다.
사회 문제를 IT 기술로 해결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5명의 조원과 2명의 멘토가 한 팀이 되었고, 요즘 학생들의 생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악기 배우기
"요즘 밴드가 대세다"
플레이리스트를 돌아보니 2000년대 초 밴드 음악에서 최근 밴드 음악으로 많이 바뀌어 있었다.
한로로, 유다빈 밴드, 실리카겔, 터치드, 설, 새 소년, 쏜애플까지 나름 최신화가 되었다.
방구석에 숨겨 두었던 기타를 꺼내 연습을 시작했지만, 4월의 혼란을 이기지는 못했다.
가을이 되어 회사 동호회에도 지원했지만 추첨에서 떨어졌다.
몇 달째 위시리스트에 담긴 베이스 기타는 아직도 구경만 하고 있다.
자격증 따기
커피를 정말 좋아한다.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마신 지 15년쯤 되었다.
그런데도 커피를 내릴 때마다 ‘이게 맞는 걸까?’라는 의심이 든다.
그래서 올해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기로 마음먹고 교육센터를 알아보고 아내와 일정도 조율했지만, 테크포임팩트 카카오 OT와 일정이 겹쳐 결국 포기했다.
매일 커피를 마시지만 아직도 내 커피에 대한 확신은 없다. 내년에는 꼭 커피 공부를 해보려 한다.
건강 챙기기
40이 넘어가면서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체력과 멘털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착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애써 모른 척하며 지내왔다.
4월, 동네에 새로 생긴 PT샵에 아내를 운동시키겠다고 데려갔다가 결국 같이 등록했다.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고, 집에는 아령 한 쌍이 생겼다.
근육이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지만 체중은 늘었고, 어깨 가동 범위는 넓어졌다.
작년 겨울 나를 괴롭히던 목과 어깨 통증도 이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통증도 이제는 관리할 수 있는 범위로 바뀌었다.
글쓰기
마음이 힘들면 글을 쓸 수 없다.
내가 쓰려는 것들이 누구에게도 닿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무것도 쓸 수 없었다.
어쩜 다 핑계다. 그냥 글 쓸 힘이 안 났던 거 같다.
경제 공부하기
코로나 때 50만 원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사회 초년에 리먼사태를 겪고 나서는 그때부터 주식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충격이 올 때야말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고, 아내에게 내 용돈 정도만 하겠다고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3~4년이 흘렀다.
이제는 ETF 시대다.
투기가 아닌 투자 개념으로 소소하게 ETF를 사보고 있다.
연금저축, IRP, ISA, 개인계좌 등... 투자 종목도 금액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
책 사모으듯이 주식을 사 모으고 재미를 조금씩 알게 되었다.
미래의 모든 용돈을 일시금으로 받아서 월배당으로 용돈을 만들어 쓰기로 했다.
아직은 좋은 장이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하고,,,
유기정기금 증여를 통해서 아들의 미래도 조금씩 준비하기로 했다.
글 씀 김에 사람들과 회고를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