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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Dec 16. 2019

나의  Guitar 이야기...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고등학교 동창회...
감히 내가 Led Zeppelin의 명곡 Stairway to Heaven을 연주하는데 웃고 떠들다니... 망할 놈들...
내 다시는 네 놈들이 불러 주는 무대에 기꺼이 다시 서리라! 친구들아~ 담에도 또 불러 줄 거지? ㅋㅋ
다음은 노래에 얽힌 사연...


지난주 금요일 고등학교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라고 무대에 세워놓고, 지들끼리 웃고 떠들고...
그래도 꿋꿋하게 앞뒤 다 잘라가며 불렀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기타를 처음 치게 된 것도 고등학교 때 한 친구 덕분이더군요. ㅎㅎ

고등학교 1학년 때(1984년?)... 그때는 토요일 오전 수업이 있었는데, 한 친구가 학교 끝나고 대학로에서 놀기로 했다며 기타를 들고 왔습니다. 그 당시 대학로는 주말마다 차 없는 거리로 운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Led Zeppelin의 Stairway to Heaven 전주 4마리를 치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이전까지 Stairway to Heaven을 따라는 불렀지만 직접 연주해 볼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었거든요.

“저 노래를 직접 연주할 수도 있다고?”

부모님 몰래 기타를 사 친구 집에 맡겨놓고 타브 악보를 구해 매일같이 Stairway to Heaven을 연습했습니다. 전 국민 기타 입문곡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스킵하고 “Stairway to Heaven”으로 기타에 입문했습니다. 정말 간절히 치고 싶었으니까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두 달? 서너 달 만에 노래 반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옆 학교 친구들이 유흥비 마련을 위한 일일찻집을 한다고 와서 노래를 불러 달라더군요. 그 당시엔 노는 친구들끼리 모여 일일찻집을 하는 게 인기였습니다. 알바라는 것도 없었고,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는 것도 쉽지 않았거든요.
전 다른 친구와 함께 무대에서 이런저런 노래를 불렀는데 생각 나는 레퍼토리를 대충 나열하면...
김수철의 “별리”, Kansas의 “Dust in the wind”, Deep Purple의 “Soldier of Fortune”, 들국화의 “축복합니다” 등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Stairway to Heaven”을 연주하려고 하는데 차를 마시던 친구들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저를 야리더군요. 마치...

“어쭈? 네가 감히 “Stairway to Heaven”을?

그 당시만 하더라도 소위 음악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Stairway to Heaven”은 감히 범접해서는 안 되는 금기 같은 게 있었습니다. 워낙 명곡이었으니까요. 전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 후반부 클라이맥스까지 완벽하게(주관적 기억) 불렀고, 노래가 끝나자 저를 야리던 친구들은 기립박수를 쳐 주었습니다. 아, 옛날이여~
그때를 기억하며 오랜만에 동창들 앞에서 노래를 불었는데... 제 노래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가 더 좋았나 봅니다.
다시는 친구들 앞에서 제 노래를 귀 기울여 들어줄 때까지 노래를 불러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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