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길의 [일간국어] 제071호

이기영, '고향' vs 이문구 '관촌수필'

by 하늘을 나는 백구

안녕하세요! '일간국어' 강병길입니다. 오늘은 '잃어버린 고향'이라는 공통된 정서를 다루면서도 전혀 다른 시대와 시선으로 접근한 두 작품, 이기영의 <고향>과 이문구의 <관촌수필>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한 작품은 식민지 현실 속 농촌의 피폐함과 저항을, 다른 한 작품은 산업화 속에서 변모해버린 고향에 대한 상실감을 그리고 있습니다.


1. 작품 해설

가. 이기영, <고향>

1933년부터 <조선일보>에 연재된 장편 소설로, 1920년대 말 충청도의 한 농촌 '원터' 마을을 배경으로 합니다. 일제의 식민 통치와 지주·마름의 수탈로 인해 농촌이 황폐화되고 농민들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렸습니다. 동경 유학 중 돌아온 주인공 '김희준'을 중심으로 농민들이 현실에 눈뜨고 단결하여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보여주며, 농민 운동과 계급투쟁의 양상을 강조한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의 대표적인 농민 소설입니다.


나. 이문구, <관촌수필>

1972년부터 <현대문학> 등에 발표된 연작 소설입니다.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급격히 변모하며 전통적인 공동체적 삶의 모습을 잃어버린 1970년대 농촌(고향 관촌)의 현실과 그에 대한 상실감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유년 시절의 추억과 현재 고향의 퇴락한 풍경을 대비시키며,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현대화의 그늘을 회고적이고 수필적인 문체로 담담하게 서술합니다. '일락서산' 편에서는 할아버지로 대표되는 전통적 가치와 변해버린 고향에 대한 '나'의 실향민적 정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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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의 <고향>이 식민지 현실이라는 거시적 구조 속에서 농민들의 집단적 투쟁을 통해 '빼앗긴 고향'의 문제를 다룬다면, 이문구의 <관촌수필>은 산업화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모하고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개인의 상실감과 성찰을 중심으로 '잃어버린 고향'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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