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 학생은 청소노동자 농성을 어떻게 볼까?

신라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철회 농성이야기 3

by 배성민

대학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어울러있다. 학생과 교수 그리고 대학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신라대학교 청소노동자 또한 학교에 구성원이다. 청소노동자는 2월 28일 해고를 당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부당한 해고에 맞서 농성을 시작했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 농성 반대 대자보 부착하다

IMG_8912.JPG 신라대 총학생회 1차 학습권 침해

청소노동자는 2월 23일 집단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대학본부를 점거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 프로그램은 등교, 점심, 하교시간 방송차를 이용한 선전전과 저녁에 문화제를 진행했다. 방송차를 위한 선전전은 투쟁가를 틀고 박자에 맞춰서 페트병을 치고, 조합원 발언을 통해 요구 사항을 알리는 방식이다. 대학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이 있다 보니 청소노동자 투쟁은 학내 다양한 구성원에게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방송차를 이용한 선전전에 소음 피해로 반발이 심했다.


3월 19일 대학평의회와 총학생회는 각각 청소노동자 투쟁에 대한 입장을 실은 대자보를 학교에 게시했다. 그리고 총학생회는 “학습권 침해하는 집회시위 중단하라!”, “교수님 목소리가 안 들려요”, “학습권을 보장하라!”라는 구호가 쓰인 플랜카드를 학내 곳곳에 게시하였다. 대학평의회와 총학생회 대자보는 집회 시위를 통한 소음으로 인해 학내 구성원이 피해를 받고 있다는 말했다.


“지금 우리 캠퍼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란스러운 상황과 행동에 대해서 대학 구성원 모두가 심각한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소수 자기 집 단안의 이익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작금의 상황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행태로 비추어지고 있으며 교육 현장에서는 절대 용인될 수 없는 행동입니다. “ (3월 19일 신라대 교수평의회 의장단 일동 대자보 발췌)


노조 대자보 화형식, 현수막 난도질


총학생회와 교수평의회 대자보에 대해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반박 대자보가 게시되면서 학내 학습권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학교 경영위기는 수년 전부터 예견되어 온 것이고, 지역 사립대학이라면 모두가 피해 갈 수 없는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놓았어야 하는 것이 학교본부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그 책임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기는 작금의 방식, 즉 청소노동자를 잘라내고 졸속적으로 학과를 없애는 식으로 간다면 내일은 다른 이들이 타깃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이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과 대책이 궁금합니다.”

(3월 20일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신라대 학생 모임)


노조의 대자보와 현수막을 훼손하는 일도 있었다. 3월 24일 노조가 부착한 현수막이 커터칼로 반토막이 났다. 5월 10일 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사이트 익명게시판에 신라대 노조 대자보를 불로 태웠다는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두 차례 이외에도 현수막 훼손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대자보화형식.PNG

총학생회, 학습권 지키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나서다


총학생회는 4월 6일 “고의적인 학습 방해 더 이상 못 참겠다!”라는 제목으로 대자보와 현수막을 게시했다. 현수막 내용은 4월 3일 학내 노동조합 몰래 청소용역업체를 사용한 사실로 노조와 용역업체 간의 실랑이를 벌인 사진이 올라왔다.


4월 3일 신라대는 코로나 방역을 한다고 학내에 공지했다. 노조는 코로나 방역을 핑계로 신라대 공식 종량제 봉투를 들고 다니며 청소하는 사실을 적발했다. 이에 학교는 방역하기 전에 더러운 부분만 청소했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 농성 파업 기간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여 학내를 청소한 사실은 노조를 분노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대체 인력 투입에 항의하고자 쓰레기통을 엎었다. 이 장면을 학교는 놓치지 않고 사진으로 기록하였고 그 사진이 총학생회 현수막 배경으로 활용되었다.


“앞에서는 투쟁 뒤에서는 투척”

“민주노총에서 말하는 정의와 노동의 가치가 이런 것입니까?”

(4월 6일 총학생회 2차 현수막)

총학 집회 탄압 2차 플랜카드 1.jpg

총학생회 2차 현수막이 학생회가 아니라 학교 학생지원팀에서 제작한 사실을 노조는 적발하게 된다. 이에 총학생회는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수막은 총학생회 홍보국에서 디자인을 제작하였으며, 학생자치기구 활동을 지원하는 부서인 학생지원팀의 행정적 지원, 재정적 지원을 받은 것입니다”라고 주장하였다.


총학생회는 대자보, 현수막 선전에 그치지 않고 학습권 침해 중단을 위한 침묵 집회를 개최하게 된다. 총학생회 관계자와 신라대 학생 20여 명은 4월 29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농성장 앞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학생들이 우리 집회를 반대하는 것은 한 편으로 섭섭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쾌적하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청소도 중요한데 말이죠. 학생들 생각을 이해는 못하더라도 존중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학 학생들에게 집회 끝까지 하라고 했습니다. 대학 구성원 모두 지금 사태가 불편하다면 총장님도 움직이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부산일반노조 신라대지회 조합원


신라대 학생 1000명이 지지 서명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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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 구성원 중 청소노동자 농성을 지지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신라대 학생 4명은 청소노동자를 지지하는 신라대학생 모임(이하 학생모임)을 만들고 3월 24일 기자회견을 개최하였다. 기자회견에는 청소노동자 농성을 지지하는 1000명의 서명 용지도 함께 있었다. 학생모임은 서명 용지를 신라대 총장에게 직접 전달하여 면담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못했다.


신라대 학생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청(소)년 학생들도 3월 31일 신라대 집단해고 철회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청(소)년 학생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대위는 신라대 농성을 지지하는 부산 경남 10여 개 단체가 모임 연대 단체였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마다 사상터미널 앞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신라대 문제를 알리는 역할도 했고, 5월 29일에는 부산에 청(소)년 학생들과 함께 서면 쥬디스 태화 앞에서 부산경남 청소년 청년학생 촛불문화제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총학생회가 게시한 대자보와 현수막은 훼손 없이 게시되어 있다. 훼손된 것은 노조의 현수막뿐이다. 노조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폭력적인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학교는 학생들의 소행이라 보기 어렵고 등산객이나 외부인의 행위라고 말한다.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의 말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나는 당신이 말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
(볼테르/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KakaoTalk_20210615_094116032_04.jpg 훼손된 노조 현수막과 녹색 총학생회 현수막 비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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