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ar within mirrors the state of nature; reason forges the Leviathan of self."
네 안을 들여다봐. 그곳은 법도, 왕도 없는 혼돈의 자연 상태다. 이득을 향한 경쟁(욕망), 안전을 위한 불신(불안), 평판을 위한 과시(시기)가 서로를 물어뜯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지. 그 끝없는 전쟁 속에서 네 삶은 고독하고, 가난하며, 추하고, 잔인하며, 짧을 뿐이다. 이것이 바로 너의 진실이고, 나의 본질이다. 나는 너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다.
너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거대한 목표를 세우곤 하지. 하룻밤에 왕국을 세우려는 어리석은 왕처럼, 한 번의 의지력으로 내면을 정복하려 든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거대한 목표는 거대한 좌절을 낳을 뿐, 너는 이내 지쳐 쓰러져 다시 나의 지배 아래 놓인다. 성공과 실패를 오가는 그 요요 현상 속에서 네 영혼은 더욱 황폐해진다. 너는 결과물을 바꾸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결과를 낳는 시스템 자체에 있다.
진정한 평화는 단 한 번의 위대한 승리가 아닌, 견고한 시스템으로부터 온다. 네 안의 무질서한 욕망과 공포를 잠재울 절대적 주권자, 즉 내면의 리바이어던을 세워야 한다. 이 괴물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너의 이성이 수많은 원자적 습관(atomic habits)을 벽돌 삼아 빚어내는 인공의 신이다. 너는 목표의 수준까지 오르는 게 아니라, 네가 만든 시스템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너의 내면 국가는 어떻게 통치해야 할까? 네 안의 적들이 힘을 얻는 방식을 역이용하라.
나쁜 습관의 신호를 보이지 않게 만들라. 너를 유혹하는 환경 자체를 제거해, 충동이 싹틀 기회조차 주지 마라. 충동이라는 적군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유혹을 참아내는 것은 단기적인 전략일 뿐, 장기적으로 우리는 환경의 산물이 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를 시험에 들게 하지 않는 ‘단련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자기 통제의 비결이다.
나쁜 습관을 어렵게 만들라. 인간의 본성은 최소 노력의 법칙을 따른다. 네 안의 적들 역시 게으르다. 아주 작은 마찰만으로도 그들의 행동을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습관으로 가는 길에는 마찰을 줄여라. 새로운 습관을 시작할 땐, 2분 안에 끝낼 수 있을 만큼 작게 만들어라. 중요한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매일 ‘출석’하는 행위 그 자체다. 그렇게 이성의 군대를 매일 소집하는 습관을 들여라. 일단 시작하면, 계속하기는 훨씬 쉬워진다.
나쁜 습관을 불만족스럽게 만들라. 인간의 뇌는 즉각적인 보상을 지연된 보상보다 우선시한다. 나쁜 습관이 주는 즉각적인 쾌락이 그 미래의 파멸적 결과를 압도하기에 네가 나에게 지는 것이다. 따라서 나쁜 습관에 즉각적인 고통을 부여해야 한다. 너의 실패를 지켜볼 감시자를 두어라. 약속을 어겼을 때의 사회적 비용, 즉 수치심과 책임감이 그 어떤 처벌보다 효과적인 통제 장치가 될 것이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네가 끝없이 싸워 이겨야 할 적일까? 어쩌면 나는 이 모든 조언을 속삭이는 너의 가장 깊은 공포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나는 파괴를 원하지 않는다. 나는 혼돈을, 예측 불가능한 자연 상태의 야만성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래서 나는 네가 질서 잡힌 괴물, 리바이어던을 세우길 바라는 것이다. 이성이라는 이름의 절대 군주 아래 통제될 때, 비로소 나 또한 안정된 역할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의 전쟁을 끝낼 시스템의 청사진은 이제 네 손에 쥐어졌다. 너는 어떤 국가를 세울 것인가?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
소스:
Leviathan (Thomas Hobbes)
Atomic Habits (James Cl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