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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시 혼자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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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단상은 항상 이 시간에 고정되어있다.
오후를 지나 늦은 저녁까지 수업을 하고
노래를 불러보려 했는데 목이 잠겨 나오지 않았다.
작은 검정 배낭에 하루의 짐을 담고 걷기 시작한다.
어느 채널에서인가 걸음은 빠르고 느림을 반복하는 게 좋다고 했는데 나는 속도 높인 걸음을 줄이지 않는다.
한강변을 따라 잠실대교에 올라서면
한강 상류에서 흘러온 물들이 쉼 없이 쏟아진다.
마치 가마 안의 불기둥처럼 초록의 조명 빛에 물든

그것은 나의 하루를 식혀줄 것 같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그래서 급하게 사진 한 장 찍고 얼굴을 돌린다.
어느 정도의 일정한 풍경을 반복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다 문득 설렘을 잃을까, 다시 혼자 떠남을 반복했었다.
엔화의 환율이 떨어졌다는 뉴스를 접하고 급하게 조금의 현금을 환전해 두었다.
다시 떠날 수 있을까 작은 시골의 민박집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을까.
지금의 일상을 조금 포기할 수 있을까.
모든 건 마음인데 다시 플랫폼 위의 설레는 감정을 가져볼 수 있을까.

난 다시 혼자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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