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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새벽과 물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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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쁜 표정은 내가 면봉을 들었을 때 나온다.

앙증맞게 가지고 놀다가 창문틈에라도 끼면 한참이나 씨름하다 안쓰러워 꺼내주면 가지고 놀다 내게 다시 가져오는 우리 물빛.


봄이 오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은 건 내 욕심일까.

이사오기 전 텃골에 살 때엔 아침에 산에서 내려온 새들과 한참을 놀곤 했었는데 이곳 일산 아파트 15층 풍경은 저 멀리 뿌연 하늘과 덧없는 햇살만이 가득하니 그래도 감사한 것은 아침나절 베란다 캠핑의자에 앉아 햇빛 듬뿍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래도 이 밤 한껏 안고 잘 수 있으니 지금에 감사하고, 뛰어놀 수 있는 집이 있으니 그 보금자리, 행복이 있음에 분명하지 않을까.


여전히 탐정님께선 면봉 찾아 삼만리중

이 망중한 푸른 새벽이 그쳐 아침이 오면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봄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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