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십자가 후 사흘동안 예수없이 죽었다
부활의 소망없는 고통스런 죽음을 맛보았던 제자들과 나
by
독한아빠
Apr 11. 2020
십자가.
예수께서 떠나가신 사흘 동안
제자들이 경험했던
그 죽음은
지금 나의 죽음이다.
예수께서 떠나시자
세상에 홀로 남은 제자들은
어둠 속에 갇혔다.
영은 물론, 몸도 마찬가지였다.
행여라도 사람들에게 들킬까
깜깜한 방구석으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희망도, 미래도, 계획도,
아무것도 없이
어둠 속에 머물러만 있었다.
예수께서 죽으셨을 때,
제자들도 따라 죽었다.
예수의 죽음과는 분명 달랐지만
분명 그들도 죽었다.
생명으로 가는 예수의 죽음 곁에
끈적한 어둠으로 침잠되는 제자들의 죽음이 있었다.
예수께서 떠나가신 그 사흘 동안
제자들이 한 것이라곤
죽음의 한가운데서 고통스러워한 것뿐이었다.
희망도, 미래도, 계획도, 준비도
아무것도
없었다.
끝을 모르는
절망 속에
어둠 속에
죽음 속에
갇혀서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사순절의 끝.
오늘의 나도
어둠의 한가운데서 허덕인다.
연약한 믿음은 마지막 호흡을 다해가고
미래도, 희망도, 계획도,
모든 것이 멈춘 채로,
죽음의 한가운데 머물러 있다.
예수께서 떠나가신 사흘 동안
제자들이 경험했던
그 죽음은
지금 나의 죽음이다.
부활.
죽음 속으로만 걸어갔던
제자들이 만난 생명.
절망 속으로만 걸어갔던
제자들이 만난 빛.
깊은 어둠 속으로만
걸어가고 있는
오늘의 나도
칠흑 같은 끈적한 어둠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오늘의 나도
그 옛날
능력 없는 제자들을 찾아오셨던
그 생명을
그 빛을
만날 수 있을까?
예수께서 떠나가신 사흘 동안
제자들을 덮었던
똑같은 어둠 속에
지금 나도
똑같이 홀로 서있는데.
keyword
예수
죽음
부활
5
댓글
1
댓글
1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독한아빠
독일 시골에서 세 아이들을 키우는 한국 아빠의 삶을 나눕니다.
팔로워
133
제안하기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희망'은 사람을 살리고 또 죽인다
플라톤, "아이들을 축제와 놀이로 가르쳐라"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