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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sa Yang Dec 21. 2019

IT의 발달로 원시시대로 회귀하다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다. 우리 여행업계를 보면 종이항공권이 e-티켓으로 바뀐 것 외에 딱히  변화로 느껴지는 것이 없는데 최근 뉴스는 생소한 내용들로 넘쳐난다. 급변하는 세상 , 지금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속해 있는  산업은 어떻게 변해  것인지에 대해 감히 예측조차 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예상 불가능한 갑작스러운 변화들은 우리를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게 만들기 충분하다. 마치 기내 모니터가 비행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우리가 현재 어디쯤  있는지를 보여줄  있는 그런 장치가 있다면 우리가 지금 느끼는 이런 두려움을 조금 덜어낼  있지 않을까.


어릴  <먼 나라 이웃나라>라는 책을 좋아했는데, 어느  TV 통해 우연히  책의 저자인 이원복 교수의 특강을  적이 있다. 강의의 주요 내용은 ‘기술의 전개 방향을 통해 미래사회의 청사진을 그려 보자라는 것으로 기억한다. 미래의 모습은 의외로 원시시대의 인간 생태가 재현되는 양상을 띄게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 아니한가?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우주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동굴 속에 모여 살며 매일의 식량을 위해 사냥하고 벽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우리의 미래라니 말이다. 그러나  교수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했던 주된 포인트는 다음처럼 3가지로 압축된다.


1. 원시시대에 살았던 인간들은 근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인간은 궁극적으로 마주 보고 대화할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2. 현대 인류의 글자가 길고 복잡하게 쓰여졌다면, 원시시대의 글자는 상징적인 부호였기 때문에 인간의 언어도 단순함을 지향할 것이다.

3. 원시시대에서의 화폐경제가 개인과 개인 간의 물물교환을 통해 이루어졌듯이, 미래 사회의 인간의 화폐 경제는 중앙집권적인 방식이 아닌 개인과 개인 간의 교환의 형태를 지닐 것이다.

어느덧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이켜보면서 그것들이 얼마나 예리한 통찰이었던가를 깨닫게 됐다. 당시 제시했던 위의  가지의 방향성은 우리가 당면한 현재의 흐름과 많은 부분이 맞아떨어진다. 

첫째, 우리는 이제  VR기술을 통해 원거리에서도 직접 사람과 대면하는 효과를 가질  있는 시스템이 발전 중이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단순한 영상통화를 넘어 VR 통해 대화는 물론 악수를 하는 행동 같은 것도  실제처럼 느낄  있게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의 언어체계 또한 마찬가지다. 기존 데스크톱의  화면을 통해 문장과 글로 설명되던 많은 정보들은 이제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아이콘과 이모티콘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항공사나 여행사 웹사이트의 ‘수하물의 가격과 규정이라는 문자를 클릭해 해당 정보를 얻어갔다면 이제 사람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방 모양의 아이콘을 보며 수하물 관련 정보를 쉽고 빠르게 인식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채팅에서도 구구절절 문장으로 나의 감정을 전달하기보다는 이모티콘이나 각종 캐릭터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쉽고 편하게 전달되는 경향이 있다.

마지막으로 화폐경제에 있어서도 블록체인(Block Chain) 기술을 활용한 비트코인이 점점 인간의 금융  경제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탈중앙집권적인  화폐는 원시시대 개인 간의 물물교환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화폐를 만들고 관리하는 연방준비은행의 기축통화로 운영되는 경제체제가 아니라 개인과 개인 (P2P) 통해 운영되는 화폐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원시시대의 물물교환과  형태가 닮은꼴이라는 것을 부정할  없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과연 우리 여행업계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것인가. 앞서 말한 이원복 교수의 원시시대 이론이 맞다는 가정 아래,  가지 우리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것은 적어도 여행업이 앞으로 호황을 누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원시시대 인간은 정착생활을 하지 않는 유목민이었기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여행을 하게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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