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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렌콩 May 15. 2019

고양이의 습성+고양이 성격은 반드시 변한다.

꽁이 냥줍 역사적인 첫날
꽁이 냥줍 역사적인 첫날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른다. 이름은 #꽁이 내가 지어줬다.


  벌써 N년째 우리의 가족이 된 고양이는 아깽이 시절, 비 오는 날 길거리의 박스에 애처롭게 울고 있었다. 형제나 어미도 없었다. 다만, 한 쪽 눈이 짙은 눈곱으로 막혀 있던 걸로 보아 어미에게도 버림 받았던 모양이었다. (어미가 있다면, 열심히 그루밍하고 핥아주었기에) 잠시 임보만 하려고 데려왔던 그 고양이는 어느덧 어엿한 우리의 가족이 되었다. 다음날 동물병원에서 아기고양이 전용 분유와 젖병으로 사와서 열심히 먹여서 키웠다.


  그 삐쩍 마르고 볼품없던 아기 고양이는 몇 년동안 영양 가득 사료와 푸짐한 간식들을 먹고 탐스럽게 살이 올라 6kg 뚱냥이가 되었다.


  근래 보기 힘든 다둥이 가족임에, 울 고양이는 그 수많은 인간들에 치여 염세적인 성격으로 자랐다.


   도도하고 까탈스럽고, 조금이라도 괴롭히면 사정없이 물어 뜯거나 할퀴어서 상처를 입히기 일쑤였다. 얼마전 독립했고, 가족들 소유물이었던 고양이를 내 집으로 데리고 왔다. 



  수많은 인간들과 살던 것과 달리 인간 한명과 고독하게 거주하다 보니까 고양이의 성격도 완전하게 뒤바뀌고 말았다. 애교가 없고, 틈만나면 깨물거나 까탈스럽게 굴던 그 성격이 개냥이처럼 바뀌어서 먼저 와서 애교를 피우고, 관심 종자처럼 나를 먼저 찾아오고 따라 댕긴다. 



  주변 환경이 바뀌니 사람처럼 고양이도 성격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물론, 가족들 바글바글하던 곳에서 집사 한명이랑만 살게 되니 그 집사에게 의지하느라, 혹은 시끌복작했던 곳에서 외톨이처럼 고독해져서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한편 신기한 경험이다.



   같이 살게 된 집사는 회사 출근 때문에 늦은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와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거나 분주히 저녁생활을 하는 동안 쫄래쫄래 쫓아와서 따라 다니며 애교를 갈구하고 또 강구한다.



   고양이의 이런 모습을 처음 봐서 집사도 무척 당황스럽지만, 한편 예견 하거나 예감했던 부분이기도 했다. 가족들을 하도 물고 까탈스럽게 굴길래,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자신을 괴롭히거나 귀여워하는 인간들이 수두룩 빽빽인데 얼마나 염세적이고 싸가지 없게 변하겠느냐고. 



이 녀석도 소수의 집사 혹은 한 명의 집사만 둔다면 귀찮지도 않고 귀여움도 적당히 넘겨 봐줄 수 있을 정도로 싸가지와 아량도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영락없이 내 생각이 완벽하게 들어 맞았다.






발렌콩 소속 직업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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