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급식실에는 선생님과 나, 둘 밖에 없었다

교사 간 따돌림

by 다다쌤

어제까지 잘 지내던 동료가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사들 사이에서도 은따를 조장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린 분명 눈이 마주쳤다. 나를 못 본 게 아니다. 내가 인사를 하자 웃음기가 사라지던 A선생님의 얼굴. 그녀는 나처럼 기간제 교사였다. 우리는 전날까지도 친하게 지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게 화가 난 이유를 모르겠다. 나는 보건교사고 그분은 영어과목이라 부딪힐 일도 없다. 혹시 다른 사람한테 인사한 걸로 착각한 걸까?


점심시간에 A선생님이 밥을 먹고 있길래 옆에 가서 앉았다. 식사를 하면서 평소처럼 얘기를 했다. 날씨 이야기나 어제 본 재미난 프로들.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에게 한 말이라 착각했을 리가 없다. 그날 급식실에는 선생님과 나, 둘밖에 없었다.



그 뒤로 A선생님과 친한 다른 교사들과도 사이가 어색해졌다. 뒤에서 나에 관한 흉을 보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나중에 알았다. A선생님과 사이가 좋지 않은 박선생님과 보건실에서 차를 마신 게 이유였다는 걸. 우리가 자기 흉을 봤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고민이 됐다. 내가 그녀를 찾아가서 오해라고 얘기를 해야 하나?



내 대답은 '아니오'였다. 선을 넘은 건 그 사람이다. 자기 혼자 오해하고 상대방을 무시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저자세로 나갈 필요는 없다. 나는 그 뒤로 그 사람과 거리를 두었다.


직장은 돈을 벌러 가는 곳이다. 내가 근무한 곳은 학교니까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내 일이라고 보아야겠다. 친구를 사귀러 여기에 온 게 아니다.


며칠 뒤, 교육청 홈페이지에 중등임용시험 공지가 발표됐다. 사전공지에서 '3명' 이였던 티오가 '12명'으로 늘어나있었다. 여전히 적은 인원이긴 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시험이 겨우 한 달 남았는데... 할 수 있을까? 남편에게 물어보니 할 수 있다며 응원해 주었다. 그래! 합격해서 이 학교를 떠나는 게 최선의 선택이야.


학년말 회식때, 많은 선생님들이 나의 임용합격을 축하해주려고 곁에 앉았다. A선생님은 옆 테이블에서 소주를 잔뜩 먹고 취해 있었다. 우린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울면서 내게 얘기했다.


시원하게 큰소리로 쏘아주었으면 좋으련만, 나는 마음속으로 혼자 대답했다.

' 응. 나 똑똑한 사람 맞아. '


잘있어. 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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