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나는 조금 특별해진다. 가족들보다 나를 먼저 챙기는 날, 남편도 아들도 잠시 뒷전이다. 내가 향하는 곳은 발레학원. 오직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더운 날씨도 학원에 가는 나를 막을 순 없다. 발이 편해서 운동화만 신는 여자지만, 오늘만큼은 발레슈즈를 신고 어린 시절처럼 소녀가 되어보려 한다.
사실 나이는 좀 있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발랄하다. MZ세대 수강생들처럼 발레가방도 어깨에 메었다. 발레브랜드 '그리쉬코'에서 출시한 연보라색의 가방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어깨 위에서 가볍게 달랑달랑 흔들리는 모습이 "넌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 주는 듯하다. 좋아, 출정이다~~~
학원에 도착한 후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그레이색상의 맨투맨과 화이트팬츠, 턴을 위해 깔끔하게 틀어 올린 머리까지, 완벽하다. 엥? 그런데 저게 뭐지. 손에 들린 화려한 꽃무늬 양산이 눈에 들어온다. 오늘 입은 캐주얼한 복장과는 상당히 어울리지 않는다. 그 와중에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 태양의 각도까지 계산해서 양산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라니.
발레가방과 꽃무늬 양산의 언밸런스가 마치 나와 발레 사이의 거리처럼 느껴진다. 친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어색한 친구처럼.
그래도 자주보면 친해질 수 있겠지?
오늘도 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