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1장 12절
아하수에로 왕은 왕후 와스디가 왕명을 따르지 않자 그를 폐위시켜버린다. 시작은 왕의 분노였으나 왕의 분노를 읽은 자들은 왕이 왕후를 폐위시키는 길로 끌어낸다.
이번 주 복직을 해서 회사에 적응하고 있다. 아직 일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뻘쭘해지는 순간이 있다. 오래 앉아있었더니 허리가 아프다. 갑자기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대화가 버겁다. 집이라는 공간에서의 대화는 직설적이고 단순했다. 그러나 회사 안 사람들과의 대화는 미묘하고 섬세하다. 때때로 더없이 친절한 대화 속에 정치적인 의도가 가시처럼 박혀있어서 뒤늦게 아프다.
말, 말, 말.
회사에 말귀신이 사는지, 말을 많이 하면 허무하고 말을 하지 않으면 내 존재감이 없어지는 기분이다.
낮아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좋은 프로젝트를 맡기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의지가 아니라 주님이 주신 능력으로. 내 의지면 난 변덕스럽게 후회할 거다. 여러 가지 욕망과 미숙한 태도 사이에서 버벅거렸던 오늘 하루, 그나마 잘한 일은 복직 전에 내가 쓰던 물건을 다른 사람이 가져갔는데, 내가 그냥 문제 삼지 않은 것이었다. 아하수에로가 문제 삼지 않았다면 그는 와스디와 행복했을 것이고, 다시 왕비를 뽑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물론 하나님은 계획 가운데 에스더를 올리셨지만-)
회사 안에서 화평케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착한 척하는 사람 말고. 그게 참 어렵다. 공동체 안에서 덕을 세우는 일. 내 의지로 하면 본전 생각이 나서, 나를 더 힘들게 할 거다. 기도로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