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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진짜 경쟁력, CUDA의 비밀

AI 반도체의 숨겨진 지배자가 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힘

by 모소밤부


하드웨어 기업? 소프트웨어 기업?

엔비디아는 AI 칩으로 유명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경쟁력은 실리콘이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다. 2007년 출시된 CUDA 플랫폼은 엔비디아가 쌓은 '성곽'의 기초석이 되었다. 애플이 소비자를 위한 '담장 친 정원(Walled Garden)'을 만들었다면, 엔비디아는 개발자들을 위한 견고한 성을 쌓은 것이다.


CUDA, 17년간 쌓아온 제국

CUDA의 힘은 숫자가 말해준다. 현재 300개 이상의 코드 라이브러리, 600개의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4만 개 기업의 500만 개발자들이 3,700개의 GPU 가속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더 많다"는 젠슨 황 CEO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전자들의 반란

시장조사기관 시티리서치는 2027년 AI 칩 시장이 4,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거대한 시장을 노리고 구글, 아마존, AMD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의 전략이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OpenAI를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CUDA의 대안이 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CUDA Tax'의 실체

스타트업 NinjaTech AI의 사례는 'CUDA Tax'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이들은 아마존의 자체 AI 칩을 사용해 월 25만 달러의 비용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만약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했다면? 비용은 최대 120만 달러까지 증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발 난이도와 시간이라는 또 다른 '세금'을 지불해야 했다.


플랫폼의 승리

엔비디아의 성공은 '전체 스택 컴퓨팅(Full-stack Computing)'이라는 전략의 승리다. 칩부터 개발자 도구까지 모든 것을 제공하는 이 전략은 9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로 입증되었다. 시티리서치의 아티프 말리크 애널리스트는 "향후 2-3년간 이러한 지배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엔비디아의 미래는 '관성'의 법칙을 따를 것이다. 17년간 축적된 개발자들의 코드와 경험은 쉽게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하지만 동시에 'CUDA Tax'에 대한 시장의 저항도 커지고 있다. AMD의 실로AI 인수(6.65억 달러)나 그록(Groq)의 투자 유치(6.4억 달러)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다.

장기 투자자라면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 하드웨어는 추격당할 수 있지만,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애플이 증명했듯이, 진정한 거인이 되려면 하드웨어만큼 소프트웨어도 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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