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불교와 무관하게 석가모니의 이름만 빌려서 창작한 것입니다>
어느 화창한 날, 석가모니가 길을 걷고 있는데 강가에서 알몸으로 옷을 세탁하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그 남자는 몹시 격앙된 얼굴로 옷에 묻은 얼룩을 씻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석가모니가 남자의 곁에 가서 물었다.
“그 얼룩은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새 옷으로 갈아입는 게 어떻겠습니까?”
남자는 석가모니 쪽으로 돌아보지도 않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내 평생 이 옷만 입고 살아서 다른 옷을 입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별안간 그 남자의 옆으로 말을 탄 사람이 달려가면서 남자가 씻고 있던 옷에 흙탕물을 묻히고 말았다.
그 순간 남자는 이전까지 씻어내려 했던 얼룩 대신 새로 묻은 얼룩을 씻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묻었던 얼룩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째서 먼저 옷을 더럽힌 얼룩에 더 이상 눈길을 주지 않는 것입니까?"
석가모니가 묻자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나를 신경 쓰이게 하는 것은 새로 생긴 얼룩이기 때문입니다"
대답을 들은 석가모니는 남자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옷에 새로 얼룩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인데, 그때마다 새로 생긴 얼룩을 지우려고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입니다. 그런 행동은 짧은 생을 덧없이 보내는 행동일 뿐입니다."
이 말을 들은 남자는 황망한 얼굴로 석가모니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당신은 옷에 묻은 얼룩이 사라지기를 바라면서 옷을 씻는 게 아니라 단지 마음을 둘 곳으로 옷에 묻은 얼룩을 선택했을 뿐입니다. 당신의 삶에는 벗어날 수도 없고 바꿀 수도 없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것들을 숨기거나 없애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그럴 시간에 마음의 평안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수많은 아름다움에 집중한다면 삶이 덜 괴롭고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남자는 말없이 자신이 들고 있던 옷을 입었다. 그리고 석가모니를 향해 크게 절을 하고 말없이 뒤돌아서 밝은 빛이 비쳐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