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앞날을 헤쳐나가는 내성.
우리나라 사람은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을 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지만 객관적으로도 높은 지표다. 나 또한 한국사람이기에, 그렇게 자라왔기에. 불확실성을 잘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뭐 사소한 것들도 있겠지만 특히 인생의 굴직굵직한 것들.. 무언가 목표에 이르기 전 중간 과정에서 더욱 그런것 같다. 중간 과정이 있어야 어딘가에 다다를 수 있는데, 조바심을 내고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다.
네덜란드에서 만난 사람 들 중에 크게 두 유형이 매우 부러웠다. 하나는 고생 참 많이 했겠다 싶은 사연을 가지고도 굉장히 강해보이는 사람들. 겉으로도 속으로도. 그리고 쉽게 기죽지 않고 단단하다. 다른 나라에 와서 하루 하루 살아 남는 것 자체가 힘드니, 웬만한 멘탈이 갖춰지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듯 하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마음 편하고 걱정 없어 보이는 네덜란드 사람들. 부러울 때가 어쩔수 없이 생긴다.... 정말 걱정이 없다.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한다. 매일 매일 즐겁고 행복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너무 걱정이 없어서 옆에서 보는 내가 다 걱정이 된달까.
지금 그대로가 만족스러우면 굳이 조바심 내며 아둥바둥할 필요가 없으니 참 좋은데. 평생을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이상적인 목표를 세우고는 쫓아가느라 바쁜 나는 영 적응이 안된다. 어느 한쪽이 더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겠지만, 속한 사회의 분위기와 살아온 가정 환경 등등이 다르니 가치관도 다를 수 밖에 없다. 친구들과는 우스갯소리로 다시 태어나야 저렇게 살 수 있다고 얘기하곤 했다.
글쎄, 자신의 멘탈을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안고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3년 전 처음 한국을 떠날때는 어렴풋이 졸업하면 이것 저것 해결될 것 만 같고, 지금 생각하면 참 용기 있게 이상을 쫓던 나인데. 시간이 지날 수록 플랜 A로만 항상 풀리는 것은 아니란 걸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느낀 것은 플랜 B도 썩 나쁘지 않다는 것. 생각보다 최악인 경우는 별로 없었다는 것. 그러다보니 조바심이 나더라도 점점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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