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 산책

by 반디

점선으로 나리는 안개비 속을

세 발 노모와 걷는다

앞서가는 세발 유모차에

우리 노모 태우고파

한 발처럼 더디 걷는다


십리길을 백 리 길같이 걷고 걸어

따뜻한 밥 한 끼 공양할 제

중천에 떴던 해는

어느새 뉘엿하고

또 하루가 속절없이 간다


순백의 아이처럼 고이 잠든

노모의 주름진 얼굴

거친 세상 풍파에

휘어진 마디마디

노모의 세월도 휘어져 더디 가면 좋으련만

야속함에 눈물만 떨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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