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Nov 15. 2019

무엇이 나를 설레게 하는가

#63, 당신의 떨림, 끌림 그리고 울림은 무엇입니까?


“무미건조한 단조로움에 할애할 시간은 없다.

일할 시간과

사랑할 시간을 빼고 나면

다른 것을 할 시간은 없다. “

                           - 가브리엘 코코 샤넬-



대학졸업 후 일을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나를 가슴 뛰게 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해봤다.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아 심심하기도 해서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할로겐에 비친 한 그림을 보게 되었다. 유화도 수채화도 아닌 뭔가 반짝 반짝 거리는 그림을 보면서 나는 그 그림에 빨려 들어갔다. 그것은 다름아닌 모래로 그린 ‘석화’였다. 나도 그리고 싶었다. 백사장에 나가면 햇빛에 반짝반짝거려서 눈이 부신 그런 모래들이. 색색의 칼라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바로 등록하고 나서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는 그 순간은 나의 모든 것을 잊고 그림으로 매몰되어 갔다. 마침 임신중이어서 몰입할 무엇인가 있다는 것은 나에게 행복이었다. 꿈에서도 나는 스케치를 하고 모래를 손으로 뿌리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눈을 뜬 시간도 부족해 꿈속에서도 그림에 푹 빠져서 살았다. 칼라를 내는 그라데이션의 신비로움에 그만 모든 것이 그림속에 있었다. 어쩌면 내가 살아 숨쉬는 순간에는 그림을 그려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shop을 운영하면서 수강생들을 가르치고, 학교나 문화센타에서 강의도 했다.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모든 아이들은 아티스트로 태어난다.

다만, 그들을 아티스트로 지키는 것이 문제다.“


                              - 파블로 피카소



두 번째는 영어를 막 공부하고 나서였다. 편입하고 2년간 공부를 했으나 공부가 트이지 않았다. 답답한 가슴만 끌어안은채 초등영어를 전문으로 하는 학원에서 강의를 할 때였다. 전국에서 모인 영어강사들을 교육하는 프랜차이즈 대표로부터 2박 3일로 영어수업을 받으면서 나의 인생은 또 한번 전환을 맞이했다.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공부했던 영어가 이제는 내 즐거움의 원천이었다. 영어에 대한 눈이 트이기 시작했다. 원서를 줄줄 읽을 수 있는 눈이 트이고 말을 연습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네이티브 스피커(native speaker)와도 두려움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열등감이 자신감으로 변하는 순간들이었다.


어느 날,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 다복이가 과제라면서 나에게 질문을 했다. 


다복: “엄마는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소중해”

나 : “그야 당연히 내가 제일 소중하지”

다복: "음, 그럼 엄마는 언제가 가장 행복해?“

나 : “ 영어공부할 때.”


몇 년이 흐른 후, 딸 다복이가 나에게 말을 했다. 과제를 한 다음날 모두 손들어서 발표를 하는데, 자신이 조사한 답이 다른 아이들과 많~~~이 다르더란다. 다른 친구들은 “엄마는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 그러고, 자식인 자신들을 낳았을 때가 행복했다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외계인인가? 나를 사랑하지도 않고, 딸이 자신을 낳았을때가 행복한 것이 아니고, 영어공부할 때가 행복하다고 했으니, 역시 엄마는 계모였던게야.” 라고 생각했단다. 

지금도 웃으면서 그때를 다복이와 이야기를 한다.


“다복아. 엄마 자신이 있어야 다복이도 있고 아빠도 있고 친구도 있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어찌 남을 사랑하겠니.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면, 남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서 상대방을 진실로 아껴줄 수 있단다.”


그래서인지 열아홉살인 다복이는 자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었다. 자신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 자신의 끌림을 따라 가는 것 같다. 난 다복이가 부럽다. 딸이지만 부럽기도 하고 질투도 난다. (나도 너만할 때 나와 같은 친구를 만났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ㅎㅎㅎㅎㅎ)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밋빛 뺨, 앵두 같은 입술, 하늘거리는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 사무엘 울만-



세 번째는 지금 내가 사이드잡으로 하고 있는 일이다. 사이드 잡이 앞으로는 주업이 될 것이다. 사람들의 소중한 순간들, 기억으로 남기고 싶은 찰라의 순간, 그 순간을 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짓는 순간들을 도자기 액자에 담아서 주었을 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소중한 기억과 추억이 있다. 마음에 담고 싶은 소중한 순간들이 많은 사람들은 조각조각이 모여서 사람은 행복을 느낀단다. 그러한 일을 한다는 일에 나는 자부심을 느낀다. 나의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었을까?


지난 번 6월 상록리조트에서 연구원 총회를 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여기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구본형 사부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 그리움이 있을터인테, 그들에게 위로와 행복감을 주는 일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공헌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다가 그들에게 사부님과의 추억을 선사하기로 했다. 사부님이 새겨진 도자기 액자를 받아든 연구원들 얼굴에 말할 수 없는 미소와 행복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서 내 자신도 행복했다. 사부님을 그리워하는 그들의 마음들이 사부님이 새겨진 도자기 액자를 보면서 기쁠때나 힘들 때 사부님과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상품 개발을 하면서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았었다. 그러다가 번뜩이는 뭔가가 있었기에 한 번 시도해 보자 해서 사람들이 가벼운 주머니로 언제든지 소중한 순간들이나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명화를 세라믹에 찍어 보자였다. 다양한 크기로 시도해봤지만, 대중성이 있기는 이것이 제격이었다.


지금은 학교와 연구원과정으로 그 일에 완전히 몰입할 수는 없다. 영어를 했던 답답한 마음이 누군가를 만나서 영어에 눈이 뜨이듯이, 지금 하고 있는 이 일- 그림과 사진을 다양한 소재에 에디션 하는 작업- 도 다양한 시도를 해봄으로써 이 일에 대한 눈이 뜨이지 않을까?


예부터 한국인에게는 다섯 가지 ‘림’이라는 경쟁력이 있다. 떨림, 울림, 끌림, 어울림, 그리고 몸부림이다. 그림을 볼때마다 소중한 순간들이 담긴 사진도자기 액자를 볼때마다 떨림과 울림이 있으며, 내가 하는 일에 끌림이 있다. 나 또한 다양하고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을 되게 하기 위한 즐거운 몸부림을 쳐볼때이다.



“나의 과거는 결코 바꿀 수 없지만,

오늘 내 행동을 바꿈으로써 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


                                        - 솔로몬-



                                                                           2013년 11월 4일


                                                           -- 오미경(변화경영연구소 9기 연구원) --


* 변화경영연구소의 필진들이 쓰고 있는 마음편지를 메일로 받아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해 주세요.




떨림, 그리고 끌림과 울림. 이는 설레임과 통화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강도는 훨씬 더 세죠.


12년 전 봄. 책을 통해 구본형 선생님을 알게 되고 더불어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관계가 아닌, 창조적 부적응자들이 자신의 생김대로, 소신대로 살아가기 위해 온갖 몸부림을 치는 곳. 바로 이 곳에서 살아 숨쉬는 생생한 '진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첫 만남을 하던 날. 4월이었고, 만남의 장소인 여의도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심장은 쿵쾅쿵쾅,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떨림, 끌림 그리고 울림이 있는 만남이었죠. 그 만남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는 또 다른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그 설레였던 첫 만남이 바로 지금의 내가 되도록 이끌었습니다.


만약, 그 운명적인 만남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설레임과 떨림, 끌림 그리고 울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는 어떤 모습일까요? 전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보다 훨씬 만족스럽지 못했을 거란 겁니다. 지금의 내가 대단하거나 무언가를 이루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의 삶이 그리고 나아가는 방향성이 제가 생긴대로, 제가 고민한 대로 그리고 원하는 대로 나아가고 만들어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기쁘게도 그 설레임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는 겁니다. 사람을 만날 때, 이야기를 나눌 때, 그리고 그 사람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그로 인해 내가 조금씩 더 성장할 때, 나의 떨림, 끌림 울림은 계속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가 불만족스럽나요? 그렇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무엇이 당신을 설레게 하고 있나요?"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독서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입니다. 여기에 더해 좋은 책을 읽게되면 좋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좋은 생각들을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어짐과 동시에, 자신의 인생도 보다 충만해지게 됩니다. 인생을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좋은 책/좋은 생각/좋은 사람이 함께 하는 <에코독서방>’ 10기를 11월 30일까지 모집하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https://brunch.co.kr/@bang1999/553


매거진의 이전글 새벽, 은빛으로 퍼덕거리는 언어를 잡아올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