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뜨겁던 한낮의 태양이
뉘엇뉘엇 자취를 감출 때
움츠러들던 마음도
조용히 자리를 잡았다
벌겋게 스러지는 노을을 보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품었던가
그리고 얼마나 많이 울었던가
저물어 가는 청춘
묻혀가는 내 열정의
불씨를 바라보며
나는 깨달았다
삶의 유한함 속에서도
시간의 소멸 한가운데서도
사그라드는 마음을
나는 끝내 달래며 살아왔음을
그리고 이제,
노을은 내게 울음 대신
잔잔한 평온을 남겨 주었다
나는 더이상
노을을 보고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