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떠나는 사람이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습니다. 그 영향일까요. 한동안 침체되어 있던 서점과 출판계에 예전보다 뚜렷한 활력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텍스트 힙'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 익숙한 시대에 책을 읽고 나누는 사람이 오히려 인싸가 되는 흐름을 말합니다.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대학생 시절 두꺼운 책 한 권을 들고 다니며 분위기를 풍기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하지만 요즘은 그저 '있어 보이는' 외형이 아니라, 내실 있고 진심 어린 독서 활동 자체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텍스트 힙' 글을 읽고, 쓰고, 나누는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반가운 소식은 1020세대에서 시집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전처럼 기성세대 시인이 중심이 된 시장이 아니라, 올해에는 젊은 작가들이 시집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휩쓴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문학이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우리가 사용하는 표현도 더욱 세련되어지고, 감정의 미세한 결까지 포착하는 능력도 예리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젊은 시인들이 잘 구현하며 독자들의 감성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인은 하나의 사물과 현상을 오래 탐구하고, 그 깊이를 오묘한 시어로 포착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좋은 시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찰과 탐구가 필수적입니다. 익숙한 환경 속에서도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지만, 때로는 새로운 시선을 얻기 위한 '떠남'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실제의 여행이든, 마음속의 여행이든 말이죠. 시인은 생각이 굳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늘 자유로운 내면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사고를 지닌 시인의 눈은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 속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젊은 시인들의 행보를 응원하며,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또한 각자의 색깔을 가진 시인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번 주말에 어디로 떠날까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